[서울파이낸스 이상균 기자] <philip1681@seoulfn.com>사과를 잘 쪼개면 연애도 잘 한다는 말이 있다. 왜 그럴까? 근거없는 속설일까, 아니면 근거가 있을까?
사과를 손아귀 힘만으로 쪼갤 정도면 그만큼 힘이 세다는 말이고, 또 사과 한 쪽이라도 나눠줄 수 있는 여유가 있다는 말이 되니깐 일면 일리가 있어 보인다. 연애에 있어 정해진 원칙은 없겠지만, 최근 이 말의 신빙성을 뒷받침해줄 수 있는 연구결과가 보고돼 눈길을 끈다.
이종 학문간 교차 연구결과를 알리는 ‘진화와 인간 행동’ 저널에 따르면 손아귀의 쥘힘인 ‘악력’(HGS:Hand grip strength)은 남성의 유전적인 건강을 알려주는 지표로 활용될 수 있다는 내용의 연구결과를 발표했다고 헤럴드경제가 인용보도했다. 신문이 보도한 연구 결과는 악력은 남성의 공격적인 성향과 함께 첫 성관계의 시기와 성관계 빈도 등에 대해서도 일정한 패턴을 보인다는 것.
미국 알바니 대학의 진화론적 심리학자인 고던 갤럽 연구팀은 143명에 이르는 대학생들을 대상으로 조사를 진행했다. 연구팀은 참가자들의 악력을 검사했다. 그리고, 남성과 여성의 성적인 매력 정도를 해부학적으로 알 수 있는 엉덩이 대비 어깨 넓이 비율(남성)과 허리 대비 엉덩이 둘레의 비율(여성)을 조사했다. 또 중고등학교 재학 시절 남을 괴롭힌 경험에 대해서도 설문도 실시했다.
그 결과 여성 참여자의 경우 악력과 성관계 및 사회적인 행동은 아무런 관련이 없는 것으로 나타났지만, 남성은 상당한 관련성을 갖고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 특히, 악력이 높은 남성의 경우 첫 성관계를 일찍 맺으며, 또 파트너와 성관계도 자주 맺는 것으로 나타났다. 더불어 악력이 센 남성은 고등학교 재학 시절 공격적인 행동도 보였던 것으로 조사됐다.
갤럽 박사는 “우리 연구의 결론은 악력은 건강도를 나타내는 건전한 지표라는 것”이라며 “악력이 결국 건장함과 관련이 있지만, 악력 만큼 건강과 관련성이 높은 것은 없다”고 설명했다. 기존에 실시된 연구에선 악력이 단순히 골밀도 수명 등과 같은 일반적인 신체적인 건강 상태를 나타냈지만, 성관계 및 폭력성 등과의 관련성은 크게 부각되지 않았다.
나아가 악력에서 보여주는 지배 성향과 성관계 히스토리는 결국 개인의 유전적인 정보도 알려줄 수 있다고 지적했다. 대략 악력의 65%가 유전적인 요인으로 결정되며, 나머지 35%가 후천적인 훈련이나 영양상태에 따라 영향을 받는 것이라는 설명이다.이같은 연구결과와 관련한 다양한 평가도 뒤따르고 있다. 진화론적 심리학자인 영국 센트럴 랭커셔 대학의 존 T 마닝 교수는 이번 연구는 다양한 민족에 대한 조정이 이뤄지지 않았다는 점에서 의문을 제시했다. 인종적인 차이는 같은 그룹에서도 악력의 강도가 다르게 나타날 수 있어 정확성이 부족하다는 지적이다.
한편, 호주 퀸즈랜드 대학의 빌 본 히펠 박사는 “가장 재미있는 부분은 남을 괴롭히는 기질과의 연결”이라며 “이런 행동은 부족한 자기반성에 따른 산물로 보일 수 있지만, 강자가 추구하는 힘의 우위가 갖는 의미를 보여주고 있다”고 분석했다고.
이상균 기자 <빠르고 깊이 있는 금융경제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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