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파이낸스 김희정 기자] 윤석헌 금융감독원장이 취임 후 두 번째 임원인사를 단행한다. 늦어도 이달 중 윤곽이 드러날 것으로 보인다. 금감원 내부에선 원승연 자본시장 담당 부원장의 유임 또는 교체 여부를 최대 '관전 포인트'로 잡는다. 윤 원장의 두터운 신임을 얻고 있지만 금융위원회와 금감원 갈등에서 선봉장 역할을 해 온 탓에 경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는 관측이다.
2일 금융권에 따르면 윤 원장은 부원장 교체를 비롯한 임원 인사를 구상 중이다. 내부에서는 유광열 수석부원장을 비롯한 부원장급 임원 대부분이 교체될 가능성이 크다는 얘기가 나온다. 유 수석부원장, 원 부원장, 이상제 소비자보호 담당 부원장, 권인원 은행 담당 부원장이 그 주인공이다.
먼저 권 부원장은 외환파생상품 키코(KIKO) 분쟁조정 업무에서 배제된 만큼 교체가 불가피하다는 시각이 지배적이다. 키코 사태와 관련해 과거 "키코는 공정한 계약"이라는 발언이 문제가 된 것으로 알려졌다. 유 수석부원장은 IBK기업은행장 등 기관장 하마평에 이름을 올려 교체 수순을 밟을 것으로 보인다.
시선은 내년 11월 임기가 만료되는 원 부원장에 쏠린다. 이번 인사에서 그가 살아남을 수 있을지가 금감원 안팎의 최대 관심사다. 내부 한 관계자는 "(원 부원장이) 같은 교수 출신인 데다 개혁 성향으로 결이 같은 윤 원장의 최측근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지만, 금융위와 번번히 부딪히면서 미운 털이 단단히 박힌 것으로 알려졌다"고 했다. 두 기관 간 불편한 이슈였던 삼성바이오로직스 분식회계 감리, 금감원 특별사법경찰(특사경) 지명권 등에 원 부원장이 앞장서면서 금융위와 사이가 틀어졌다는 것이다.
금감원 부원장은 금감원장이 제청한 후 금융위가 임명하는 구조다. 칼자루를 금융위가 잡고 있어 윤 원장의 의중만으로 부원장급 인사가 진행되지 않는다는 얘기다.
다른 관계자는 "최종구 전 금융위원장, 김용범 기획재정부 1차관이 금융위를 떠나고 은성수 위원장 체제로 돌입하며 화해무드가 형성되고 있다"면서도 "금융위 2인자인 손병두 부위원장과는 (원 부원장이) 여전히 껄끄러운 관계인 것으로 알려졌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