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파이낸스 이진희 기자] 서울에서 입주 5년 이하의 신축 아파트 가격이 올해 처음으로 입주 30년 초과의 노후 아파트 가격을 앞지른 것으로 나타났다.
9일 직방에 따르면 올해 서울 새 아파트의 3.3㎡당 매매 거래가격은 3530만원으로 조사됐다. 이는 노후 아파트의 거래가격(3263만원)과 비교할 때 높은 수준이며, 둘의 가격차이는 0.92배다.
지난 2015년~2018년 1.23배~1.26배를 유지한 것과 달리 노후 아파트와 신규 아파트의 가격 격차가 빠르게 줄어들었다. 지난해까지만 해도 서울 새 아파트 가격은 2862만원, 노후 아파트는 3036만원으로 노후 아파트가 더 비싸게 거래됐다. 이는 강남3구(강남구, 서초구, 송파구)를 중심으로 재건축 기대감이 높은 노후 단지들의 매매가가 높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올 들어 집값이 가파르게 오른 데다 정부의 잇단 규제로 재건축에 대한 기대감이 낮아지면서 노후 아파트 가격 상승률이 새 아파트의 상승률에 못 미친 것으로 보인다.
특히 새 아파트들이 몰린 마용성(마포구, 용산구, 성동구)에 수요가 몰렸다. 이 지역에서 노후 아파트 가격을 새 아파트 가격으로 나눈 값은 0.89배로, 새 아파트가 노후 아파트에 비해 높은 거래가격이 형성됐다.
시도별 신규 아파트 대비 노후 아파트 3.3㎡당 매매가격을 보면 제주를 제외한 모든 지역에서 신규 아파트가 노후 아파트보다 높은 가격에 거래됐다.
경기도는 노후 아파트와 신규 아파트의 가격 격차가 더 커지며 노후 아파트 가격을 새 아파트 가격으로 나눈 값이 작년 0.87배에서 올해 0.79배로 떨어졌다. 인천은 올해 배수가 0.56배로 작년(0.57배)과 가격차가 비슷하게 유지됐다. 부산(0.79배), 대구(0.77배), 울산(0.77배)도 노후 아파트의 가치가 상대적으로 높아졌다.
함영진 직방 빅데이터랩장은 "기존 강남3구를 중심으로 형성되던 고가 아파트 거래시장이 마포구, 용산구, 성동구 등의 다른 지역으로 확산되면서 신규 아파트의 거래가격이 높아지고 있는 것으로 판단된다"며 "분양가상한제가 적용되는 아파트 단지는 2020년 4월 이후에나 나오고 적용대상 지역도 일부분에 그치고 있어 분양가 안정을 통한 신축 아파트 가격 안정을 단기간에 기대하기는 쉽지 않아 보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