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파이낸스 박성준 기자] 정부가 서울 아파트 가격을 잡기 위해 강력한 부동산 규제를 쏟아내고 있지만, 부산은 규제를 완화시키면서 아파트 가격에 불이 붙었다. 특히 부산 수영구는 조정대상지역이 해제되자 아파트 가격이 급등해 대구 수성구의 아파트 평균매매가격도 다시 앞질러 5대 광역시 대장 자리를 되찾았다.
26일 경제만랩이 KB부동산의 주택가격현황을 분석한 결과, 지난 10월 부산 수영구 3.3㎡당 아파트 평균매매가격은 1565만원이었다. 11월 조정대상지역이 해제된 이후 1599만원으로 2.18% 상승해 대구 수성구의 아파트 평균매매가격과 차이를 벌렸다. 같은 기간 대구 수성구는 1562만원에서 1568만원으로 0.42% 상승하는 데 그쳤다.
지난 11월 정부는 부산 수영구와 해운대구, 동래구 등을 조정대상지역에서 해제시켰다. 이에 부산 부동산 시장은 전매제한, 중도금대출, 주택담보대출(LTV), 양도소득세 중과, 대출 등에 대한 규제가 풀리면서 시장의 유동자금이 집중되고 있다.
조정대상지역 해제의 영향으로 부산 수영구 아파트의 가격 상승은 실거래가에서도 반영됐다.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부산 수영구 민락동 '부산더샵센텀포레 '전용면적 84㎡의 경우 올해 1월 5억500만원(11층)에 거래됐지만, 11월에는 5억8000만원(13층)에 거래되면서 7500만원 상승했다. 또 수영구 대장주인 남천동 '삼익비치' 전용 131㎡은 지난 1월 7억3000만원(1층)에서 11월 9억2000만원(1층)에 거래돼 2억여원 상승했다.
부산 주택거래량도 대폭 상승했다. 한국감정원에 따르면 지난해 부산의 11월 주택거래량은 8917건 수준에 머물렀지만, 올해 11월 1만4163건으로 지난해보다 58.83% 상승했다. 수영구의 거래량 역시 지난해 11월 267건에서 올해 11월 1409건으로 427.72% 상승해 부산 내에서도 가장 높은 상승률을 보였다.
오대열 경제만랩 리서치팀장은 "지난 2년간 부산 아파트 가격은 부동산 규제로 하락세를 면치 못했지만, 조정대상지역 해제에 따라 시중 유동자금이 부산에 쏠리면서 아파트 가격이 치솟고 있는 분위기"라며 "자칫 '묻지마 투기'도 일어날 수 있는 만큼 부산 아파트 매입에 신중하게 접근해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