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년간 이어진 한한령 해제 관측···신라·신세계·현대백화점, 춘제 마케팅 돌입
[서울파이낸스 박지수 기자] 중국에서 한국을 찾는 단체관광 상품이 온라인에 올라온 데다 최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방한 가능성이 커지면서 면세점 업계가 기대감에 부풀었다. 지난 2017년 중국의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보복 여파로 한국 여행상품 판매중단 등 한한령(限韓令)이 풀리지 않은 가운데 한·중 관계 정상화에 대한 기대감이 커지면서다.
14일 중국 관광업계에 따르면 중국 최대 온라인 여행사인 씨트립은 이날 오전 태국을 거쳐 한국까지 여행하는 4박 5일짜리 단체관광 상품을 내놨다. 상품 내용을 보면, 방콕을 거쳐 서울에서 남산골 한옥마을, 면세점 방문 등 단체관광을 하는 것이 주목적이다.
이를 두고 여행업계에선 태국을 경유지로 끼워 넣은 사실상의 한국 단체관광 상품이라는 해석이 나왔다. 중국인들이 해외여행을 위해 주로 찾는 온라인 여행사는 한한령 탓에 한국 단체관광 상품을 올릴 수 없기 때문에 태국을 거쳐가는 우회적인 방법을 개발했다는 것이다. 시 주석 방한을 앞두고 중국 정부와 시장의 반응을 떠보는 차원으로도 해석됐다.
하지만 한국 매체에서 해당 상품이 보도되면서 불과 몇 시간만에 삭제하는 해프닝이 벌어졌다. 씨트립은 2018년 11월에도 중국인의 한국 단체관광 상품을 홈페이지에 올렸다가 한국 매체들이 보도하자 내린 바 있다.
중국 당국은 지난 2018년 8월 상하이에 이어 장쑤성 지역에 오프라인을 통한 한국행 단체관광을 허용하는 등 사드 갈등에 따른 보복 조치의 일부 해제를 단행한 바 있다. 이에 따라 2017년 3월 사드 보복이 본격화된 이후 한국 단체관광이 다시 허용된 오프라인 지역은 베이징, 산둥·후베이·충칭시 등 6개 성·직할시로 늘어난 상태다.
앞서 지난 7일에는 중국 내 건강식품·생활용품 판매기업인 이융탕(溢涌堂)의 임직원 5000명이 5박 6일간 포상(인센티브) 관광차 인천을 찾으며 기대감을 높었다. 인센티브 관광은 기업이 격려 차원에서 직원들을 해외여행 보내주는 것으로 사드로 인한 한중 관계 경색 전까지만 해도 수천 명 단위 관광객이 한국에 몰렸다.
특히 롯데면세점은 최대 특수를 누렸다. 롯데면세점은 서울 중구 소공동 본점과 송파구 신천동 월드타워점에서 사흘에 걸쳐 5000명의 이융탕 직원 모두를 유치했다. 롯데면세점에 따르면, 후, 설화수 등 한국 화장품과 휠라 같은 패션 브랜드 인기를 끌었다.
또 시진핑 주석이 상반기 중 한국에 방문한다는 가능성도 높아지고 있다. 업계에선 시진핑 주석의 방한 가능성 등으로 지난 3년간 면세 시장을 얼어붙게 만든 한한령이 해제될 것이라는 관측도 나왔다.
한국관광공사에 따르면 중국 관광객은 2016년 806만7700여명으로 사상 최고를 기록했지만, 2017년 416만9300여명으로 반토막 났다. 2018년 479만명, 지난해는 11월까지 551만명의 중국인 관광객이 우리나라를 찾았다.
면세점업계는 사드 보복 이후 최대 규모의 단체관광객이 방한하면서 잊혀진 춘제 특수 기대감을 높이고 있다. A 면세점 관계자는 "다시 중국인 단체관광객들이 돌아오는 신호탄이길 바란다"고 말했다.
B 면세점 관계자는 "한한령이 완전히 해제된 것은 아니라 지켜볼 수밖에 없다"면서도 "이번 춘제 연휴기간 상황을 지켜보고 있다"고 기대감을 내비쳤다.
한편 신라면세점은 춘제를 보름여 앞두고 10일부터 중국인 대상 마케팅을 시작했다. 서울점에서는 당일 188달러 이상 구매 고객에게 선물박스를 무작위로 준다. 신세계면세점도 알리페이로 1200위안(약 20만원) 이상 결제 시 50위안(8400원)을 깎아 주고, 현대백화점면세점은 17일부터 20만원 이상 구매한 외국인에게 즉시 할인(2만원)이 따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