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파이낸스 윤은식 기자] 삼성, 현대차, 포스코 등 국내 주요 대기업들이 24일~27일 설 연휴를 앞두고 납품대금 등을 조기 지급해 자금난에 물꼬를 터주고 있다. 아울러 자금 사정이 더 열악한 2·3차 협력업체들도 자금 조기 집행 효과를 볼 수 있어 현금흐름에 숨통을 틔워주고 있다
삼성은 설을 앞두고 1조2000억원 규모의 협력사 물품대금 조기 지급과 전국 주요 사업장에서 자매마을과 삼성전자가 지원하는 스마트공장 구축 사업에 참여한 중소기업이 생산한 농축산물 직거래 장터를 열어 상생 활동을 펼치고 있다.
협력사 물품대금 조기 지급에는 삼성전자·삼성디스플레이·삼성전기·삼성SDS·삼성SDI·삼성바이오로직스·삼성물산·삼성엔지니어링·제일기획·웰스토리 등 10개 계열사가 참여했다. 회사별로 최대 2주 이상 물품대금을 앞당겨 지급할 예정이다.
삼성전자의 경우 협력회사의 자금 부담 완화를 위해 지난 2011년부터 협력회사 물품 대금을 월 4회 현금으로 지급하고 있다. 계열사들도 월 3~8회 현금을 지급하고 있다. 또 협력회사의 자금 유동성 확보를 위해 다양한 지원 프로그램을 운영 중이다.
삼성전자는 특히 지난 2018년 8월 '경제 활성화와 일자리 창출 지원 방안' 발표를 통해 협력회사 지원 프로그램을 총 4조원 규모로 확대했다.
삼성은 전국 사업장에서 온·오프라인 직거래 장터도 운영한다. 이번 장터에는 삼성전자·삼성디스플레이·삼성SDI·삼성전기·삼성SDS·삼성물산·삼성생명·삼성화재·삼성카드 등 19개 계열사가 참여한다.
삼성전자는 사회공헌(CSR) 비전 '함께가요 미래로! Enabling People' 아래 스마트공장, C랩 아웃사이드, 협력회사 상생펀드, 삼성미래기술육성사업 등 다양한 상생 활동과 청소년 교육 사회공헌 활동도 펼치고 있다.
현대자동차그룹은 협력사 자금 부담을 덜어주기 위해 납품대금 1조73억원을 조기 지급한다. 이번 납품대금 조기 지급 대상은 현대차·기아차·현대모비스·현대건설·현대제철·현대위아 등 6개 회사에 부품, 원자재, 소모품 등을 납품하는 3000여 개 협력사다. 이들에게 예정된 지급일보다 최대 23일 일찍 대금을 지급할 계획이다.
현대차그룹은 또 전통시장 활성화 등 내수 진작을 위해 온누리상품권 약 117억9000만원어치를 구매하고 국내 농산물을 살 수 있는 임직원 온라인 쇼핑몰을 운영하는 한편 13∼23일 2주 동안 그룹 16개 계열사 임직원들이 결연시설과 소외이웃을 방문해 명절 선물과 생필품 전달하는 봉사활동도 펼친다.
포스코는 설비 자재 및 원료 공급사와 공사 참여기업 등 거래기업에 매주 두 차례 지급해오던 대금을 설 명절을 앞두고 17~23일까지 5일간 매일 지급한다. 대금지급 규모는 3000억원이다. 아울러 매월 초 지급하는 협력사의 협력 작업비도 앞당겨 이 기간에 매일 지급해 거래기업의 원활한 자금 운용을 지원한다.
포스코는 지난 2004년부터 중소기업에 대해 납품대금 전액을 현금으로 지급해오고 있다. 2017년부터는 중견기업까지 확대했다. 또 2017년부터 1차 협력사가 2차 협력사 현금결제에 필요한 자금을 무이자로 대출해주는 '현금결제 지원펀드'를 500억원 규모로 운영 중이다.
아모레퍼시픽그룹은 협력사에 870억원 규모의 거래 대금을 조기 지급한다. 이번 대금 지급은 14개 계열사에 원부자재, 용기, 제품 등을 공급하는 800개 협력사가 대상이다. 30일까지 지급 예정이던 870억원 규모의 거래 대금은 16일부터 차례로 현금 지급된다.
아모레퍼시픽그룹은 2000년대 중반부터 협력사들의 자금 소요 부담을 해소하고자 명절마다 연휴가 시작되기 전 거래 대금을 조기 지급해오고 있다. 지난해 설에도 563억원의 대금을 조기 집행했다.
재계 관계자는 "대기업들의 자금 조기 집행은 명절을 앞둔 협력사들의 자금 운용 부담을 덜어줄 뿐만 아니라 자금을 조기에 현금으로 집행해 경기 선순환에 이바지하기 위한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