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파이낸스 박성준 기자] 좁고 낙후된 영등포역 일대 거리가 지역 기반 사업과 문화공간이 함께 어우러지는 명소로 변신한다.
서울시는 소규모 기계금속 공장과 예술공방, 카페가 공존하는 영등포역 인근 경인로와 문래동 이면도로 문래창작존 일대 3곳을 '특화가로'로 조성할 계획이라고 3일 밝혔다. 3곳은 △영등포역~대선제분 일대(745m) △문래창작촌 및 기계금속산업 밀집지(1955m) △경인로(영등포역~도림천 구간 1418m) 등이다.
영등포·경인로 일대는 1900년대 초 조선맥주를 비롯해 경성방직, 조선피혁주식회사 등 대규모 공장지대를 형성하며 한국경제 성장을 견인한 산업 중심지였다. 그러나 기존 공장들이 지방으로 대거 이전하고 대규모 아파트 단지 등이 들어서면서 산업활력이 크게 저하됐다. 현재는 1500여개에 이르는 소규모 기계금속 공장을 중심으로 뿌리산업 생태계가 이어지고 있다.
일대는 전체적인 도시환경 개선이 이뤄지지 않은 데다 경인로는 물리적 보행환경과 가로환경 개선이 시급하고, 문래동 이면도로는 단조로운 아스콘 포장과 좁은 도로로 안전사고가 우려돼 개선요구가 이어졌다.
서울시는 지난 1900년대 초부터 변화를 거듭해온 지역의 산업과 문화예술 생태계를 담아낸 독특한 장소성이 살아있는 가로로 조성한다는 계획으로, 기본구상 수립에 앞서 아이디어 공모를 실시했다.
대상으로 선정된 'ON 문래'는 소공인과 예술인, 방문객 모두를 위한 공간이 될 수 있도록 빛(네온조명)·물(낮은 바닥분수)·틈(건물 사이 유휴공간) 등을 배치하는 구상을 내놨다. 이외에도 서울시는 오는 12일까지 서울시청 본관 1층 로비에서 수상작 총 10개 작품을 전시할 예정이며, 선정된 아이디어를 보완해 기본구상과 설계에 반영한다는 방침이다.
강맹훈 서울시 도시재생실장은 "영등포·문래동 지역은 뿌리산업인 소규모 제조업이 밀집돼 있는 지역으로 최근 예술촌과 카페 등이 공존하며 새로운 지역발전 잠재력을 보여주고 있다"면서 "지역구성원이 직접 주체가 돼 지역의 자생적 변화를 이끌어낼 수 있도록 도시재생활성화사업을 오는 2025년까지 추진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