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파이낸스 나민수 기자] 최근 주택시장에서 1000가구를 넘어 2000가구 이상 대단지가 각광받고 있다. 압도적인 규모에서 얻는 랜드마크 효과를 비롯해 풍부한 생활인프라, 다양한 커뮤니티, 관리비 절감 등 규모가 커질수록 대단지 프리미엄의 가치가 더욱 높아지기 때문이다.
5일 부동산114에 따르면 전국에 입주를 마친 아파트(임대제외) 3만1437개 단지 가운데 2000가구 이상은 0.7%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규모별 단지수를 살펴보면 △300가구미만 2만653곳 △300~499가구 4,374곳 △500~699가구 2435곳 △700~999가구 2186곳 △1,000~1499가구 1154곳 △1500~1999가구 432곳 △2000가구이상 243곳이다.
대규모 아파트는 가격상승률도 가파르다. 경기 광명시 소재 2072가구 규모의 대단지인 '철산래미안자이'(2009년 11월 입주)는 지난 1년간(2019년 1월~2020년 1월) 평당 매매가가 5.4% 상승했다. 이와 달리 인근에 위치한 445가구 규모의 '브라운스톤광명2차'(2007년 5월 입주)는 같은 기간 1.1% 하락했다.
지방도 상황은 비슷하다. 부산 해운대구에 위치한 2752가구 규모의 '더샵센텀파크'(2006년 2월 입주)는 3.3㎡당 매매가가 동기간 무려 15.1% 상승했다. 반면 인근 629가구로 이뤄진 '더샵센텀스타'(2008년 11월 입주)는 0.2% 오르는데 그치면서 2000가구 이상 대단지와 확연한 집값 상승률 차이를 보였다.
2000가구 이상 대단지는 청약시장에서도 인기다. 지난 11월 광주 북구에 분양한 총 2564가구 규모의 '무등산자이&어울림'은 평균 46대 1의 경쟁률로 1순위 마감에 성공했다. 뿐만 아니라 1순위에서 청약통장이 무려 4만6,524건이 접수되며 광주 내 최다 청약자수를 경신하기도 했다.
대규모 아파트는 단지 규모에 비례한 다양한 커뮤니티가 들어서게 된다. 또한 법정기준에 따라 단지면적의 일정비율 이상을 녹지로 확보해야하는 만큼 단지가 클수록 쾌적한 주거환경을 누릴 수 있다. 인구 유입이 급격히 늘면서 교통, 교육, 편의 등 외부 주거 환경 개선도 빠르게 이뤄진다.
세대수가 많을수록 분담하는 공용 관리비가 적어지기 때문에 관리비 절감 효과도 크다. 공동주택관리정보시스템 자료를 보면 지난 11월 기준 전국 1000가구 이상 아파트의 공용관리비는 1㎡당 1043원으로 가장 낮았다. 소규모 아파트(150~299가구, 1238원)와 비교해보면 18.6%(195원) 저렴한 셈이다. 단지 규모가 커질수록 관리비가 낮아진다는 해석이 가능하다.
업계 관계자는 "대부분의 아파트는 세대수가 많을수록 거래가 활발해 입주 이후 안정적인 가격 형성이 가능하다"며 "또한 2000가구 이상 대단지 아파트는 규모가 큰 만큼 경험이 풍부한 대형건설사가 시공하는 경우가 많아 브랜드 프리미엄에 따른 시세차익도 기대해볼 수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