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사, '獨 헤리티지DLS'에 리스크 관리능력 '도마 위'
증권사, '獨 헤리티지DLS'에 리스크 관리능력 '도마 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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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 영업행위감독청(FCA) 홈페이지에 올라온 독일DLS 시행사 '돌핀트러스트'의 예전 이름인 '돌핀캐피탈'에 대한 주의문. (사진= FCA 홈페이지 캡쳐)

[서울파이낸스 박조아 김태동 기자] 독일 헤리티지 파생결합증권(DLS)이 손실 발생 우려에 휩싸인 가운데, 국내 판매사들이 시행사의 자산 매각을 통해 상환을 추진중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해당 시행사가 영국과 싱가포르 등에서 투자경계 목록에 포함됐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국내 투자회사들의 리스크 관리 능력이 도마에 올랐다.

5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지난달 국내를 방문한 독일 헤리티지 DLS 기초자산 운용사인 싱가포르 '반자란자산운용'은 관련 시행사인 독일 '저먼프로퍼티 그룹(GPG)'으로부터 해당 부동산 관련 권한을 위임권을 받아 해당 자산을 매각하겠다고 국내 판매사들에게 설명했다.

독일 헤리티지 DLS는 독일 부동산을 기초자산으로 하는 상품으로 독일 정부가 문화재로 지정한 곳을 현지 시행사인 저먼프로퍼티 그룹(전 돌핀트러스트)가 개발해 수익을 내는 구조다. 이 시행사가 발행한 전환사채를 싱가포르 반자란자산운용이 펀드를 통해 대출해주고 국내 증권사가 이를 기초자산으로 하는 DLS를 발행해 판매했다. 

국내 금융사가 개인 고객을 상대로 해당 DLS를 판매한 금액은 약 5278억원이다. 판매사별로 신한금융투자가 약 3900억원, KEB하나은행이 550억원, NH투자증권 240억원, 우리은행 222억원, 현대차증권 124억원 등의 판매금액을 기록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중 만기 상환된 금액은 206억원에 불과하다.  이에 국내 판매사들은 해당 자산 매각을 통해 원리금 상환을 추진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한 판매사 관계자는 "부동산 가격이 정해져 있는 것이 아닌 만큼 손실이 발생할 수도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며 "다만 담보가 있는 만큼 손실은 제한적일 것으로 생각한다"고 말했다.

해당 매각자산은 토지와 건물 등으로 오래된 발전소 부지들이 포함돼 있는 것으로 전해졌지만 구체적인 자산규모에 대해서는 알려지지 않았다. 그러나 독일 헤리티지 DLS의 현지 시행사의 투자자산 규모와 시장가치도 불투명한 상황인 만큼 반자란자산운용이 위임받아 자산 매각에 나서더라도 투자자 원금손실 사태가 발생할 지도 모른다는 우려도 제기되고 있다.

여기에 더해 독일 현지 시행사인 저먼프로퍼티그룹이 영국 영업행위감독청(FCA)과 싱가포르통화청에 투자유의 경고 리스트에 포함됐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신한금융투자를 비롯한 판매사들이 사전에 시행사에 대한 리스크 관리 능력에 대한 비판을 피하지 못하게 됐다. 

신한금융투자 관계자는 "회사 대 회사가 거래를 할 때는 신용평가사를 가장 우선시 하는데, 당시 독일 신용평가사 3곳으로부터 받은 시행사에 대한 등급은 거래를 할 수 있을 정도로 나쁘지 않은 등급이었다"며 "해당 시행사가 문제가 있는 곳이었다는 부분에 대해서는 확인을 진행하고 있는 중"이라고 말했다.

한 판매사 관계자는 "규정된 정상적 프로세스로 진행했고, 해당 시행사에 문제가 있다는 사실을 인지한 후 관계 업체들과 해결책을 찾고 있다"고 설명했다. 또 다른 판매사 관계자는 "해당 시행사가 문제가 있다는 것을 알았다면 상품 판매를 안했을 것"이라고 단호하게 말했다.

금융투자업계 일각에서는 시행사에 대한 리스크를 사전에 파악하지 못한 것에 대해 증권사의 책임이 크다는 의견이 나오고 있다.

한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리스크가 큰 사업일 수록 진행하기 전에 더 신중히 주의를 기울이는 게 당연한 것"이라며 "전문성을 갖춰야 하는 증권사가 실수라고 하더라도  투자자들이 큰 손해를 보도록 했다는 것은 스스로의 역할을 제대로 해내지 못했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또 다른 업계 관계자는 "증권사들의 IB에 대한 비중이 커진 가운데, 해외 부동산 투자의 후발주자들이 공격적 투자를 시행하다 발생한 것으로 보인다"며 "라임 사태를 비롯해 최근 연이어 이러한 상황들이 발생하면서 업계에 대한 투자자들의 신뢰성이 하락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게 우려스럽다"고 설명했다.

금융감독원 역시 이번 독일 헤리티지DLS 사태에 대해 주시하고 있는 상황이다. 금융감독원은 이번 사태와 관련해 정밀 검토 필요성에 따라 검사에 나설수도 있다고 전한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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