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파이낸스 김혜경 기자] 국제유가가 3%대 급락했다. 중국을 넘어 한국과 이탈리아, 이란에서 코로나19 확진자 수가 빠르게 늘면서 투자심리를 짓눌렀기 때문이다.
24일(현지시간)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4월 인도분 서부 텍사스산 원유(WTI)는 전 거래일보다 배럴당 3.7%(1.95달러) 하락한 51.43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지난달 8일 이후로 최대 낙폭이다.
런던 ICE 선물거래소의 4월물 브렌트유도 3.8%(2.2달러) 떨어진 56.30달러를 기록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전 세계적으로 확산하면서 '팬더믹'(세계적 대유행)으로 번지지 않겠느냐는 우려에 국제유가는 급락세를 면치 못했다. 코로나19 사태가 글로벌 경제에 타격을 가하고, 원유 수요 위축으로 이어질 것이라는 심리가 시장을 지배했다.
프라이스퓨처스그룹 애널리스트 필 플린은 "코로나19 확산 관련 보도가 석유 수요 감소에 대한 불안감을 키우고 있다"면서 "증시가 크게 밀리자 석유 트레이더들이 따지지도 않고 매도에 나섰다"고 말했다.
유가 안정을 바라는 목소리도 나왔지만 위축된 심리를 되돌리기에는 역부족이었다. 세계보건기구(WHO)는 코로나19를 아직은 세계적 대유행(pandemic)이라고 부르기 이르다면서, 이에 대비하기 이전에 확산 저지에 초점을 맞춰야 한다고 강조했다.
사우디 아람코 역시 코로나19가 석유 수요에 미칠 영향이 단기에 그칠 것이며, 하반기에는 소비가 늘어날 것으로 기대했다. 골드만삭스는 가격이 급락했다가 중국의 경기 부양책이 나오면 다시 반등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반면 대표적인 안전자산인 국제금값은 상승랠리를 이어갔다. 이날 뉴욕상품거래소에서 4월 인도분 금은 온스당 1.7%(27.80달러) 상승한 1676.60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2013년 2월 이후로 7년만에 가장 높은 수준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