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미의 '과감한 베팅', 폭락장서 9조 '사자'···웃을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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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월에만 4.9조 순매수...월간 기준 '역대 최대'
코로나 확진자 둔화로 증시 추가 반등 '관건'
사진=서울파이낸스 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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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파이낸스 남궁영진 기자] 최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의 확산 여파로 코스가 폭락하는 중에도 개인 투자자들이 적극 매수세를 보인 것으로 나타났다. 향후 주가 반등을 기대하고 급락 국면을 '저가 매수' 기회로 삼은 것인데, 투자 성과가 어떻게 나타날지 주목된다.

6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국내에서 코로나19 확진자가 최초로 발생한 1월 20일 이후 이달 5일까지 32거래일간 유가증권시장에서 개인 투자자들은 약 9조351억원어치를 순매수했다.

개인들은 특히 지난 2월 한 달 새 코스피 주식 4조8973억원어치를 사들였는데, 이는 지난 1999년 관련 집계가 시작된 이래 월간 기준 최대 순매수다. 또 지난달 17일부터 이달 3일까지는 12거래일 연속 순매수 행진을 이어가며 지난 2012년 5월 2일∼5월 24일(17거래일 연속 순매수) 이후 약 7년 10개월 만의 최장기간 연속 순매수를 지속하기도 했다.  

개인들의 뜨거운 매수세는 최근 주가 하락에도 식지 않고 오히려 더 달아오르고 있다.

앞서 코스피는 코로나19의 확산 여파로 1월 한 달 동안 3.58% 하락한 데 이어 2월에는 한 달 만에 6.23%나 급락했다.  특히 지난달 28일에는 하루 만에 3.30% 떨어지며 2000선을 내주고 1990선 아래로 추락하기도 했다.

그러나 개인 투자자는 이런 와중에도 꾸준히 매수 기조를 이어가면서 특히 코스피 대형주를 집중적으로 사들였다. 개인 투자자가 지난 1월 20일 이후 지난 5일까지 가장 많이 사들인 종목은 국내 증시 '대장주'인 삼성전자로, 이 기간 누적 순매수 금액은 3조2027억원에 달했다.

우선주인 삼성전자우(9176억원)와 SK하이닉스(3064억원)도 각각 순매수 상위 종목에 이름을 올렸고, 대표적인 중국 소비주로 앞선 주가 낙폭이 컸던 아모레퍼시픽(2503억원)과 호텔신라(2335억원) 역시 개미들이 대거 사들였다.

반면 이 기간 외국인은 삼성전자 주식을 2조8000억원가량 순매도하며 가장 많이 팔아치웠고, 기관 역시 약 4300억원어치를 순매도했다. 코로나19라는 악재가 발생하자 외국인은 즉각 차익 실현에 들어간 반면 개인은 반등을 노린 저가매수에 나서는 등 투자전략이 서로 엇갈렸다.

코스피는 전날까지 나흘 연속 상승하며 2080선을 회복, 반등세를 보이고 있다. 이에 따라 추가 상승에 대한 기대가 커지면서 증시 주변으로 자금이 몰리는 모습이다. 지난 2월 말 기준 증시 주변 자금은 전월 말보다 8조7663억원 증가한 124조906억원으로 사상 최대치를 기록했다.

여기에는 투자자가 주식을 사려고 증권사에 맡겨놓았거나 주식을 판 뒤 찾지 않은 돈을 의미하는 투자자예탁금(31조2124억원)과 개인 투자자들이 증권사에서 돈을 빌려 주식을 산 '빚 투자' 규모인 신용융자 잔고(10조3726억원) 등이 포함됐다.

다만 코스피는 지난 1월 기록한 연고점(2267.25) 대비 8.03% 낮은 수준으로, 최근 급락한 손실을 만회하지 못했다. 또 지난 1월 중순까지 사상 최고치를 경신하던 삼성전자 역시 현재 6만원 선을 밑돌고 있다.

개인 투자자가 지난 1월 20일 종가로 삼성전자 주식을 샀다고 가정하면 5일 현재 수익률(-7.37%)은 아직 마이너스인 상황이다.

만약 이대로 증시가 다시 하락장세로 돌아선다면 빚까지 내 가며 주식 투자에 나선 개미들은 꼼짝없이 쪽박을 찰 수도 있다.

결국 개미들의 운명은 추가로 증시가 상승 흐름을 탈 수 있을지에 달렸다. 증권가에서는 지수 상승의 조건으로 코로나19 확진자 수 증가세의 둔화를 꼽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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