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파이낸스 나민수 기자] 지난해 각종 부동산 지표에서 중소형의 강세가 두드러졌다. 고강도 규제로 시장 불안이 가중되면서 자금 부담이 덜하면서도 꾸준한 수요로 환금성이 좋은 중소형으로 수요자들이 몰린 것이다. 올해도 이 같은 시장 분위기가 이어지면서 중소형 쏠림 현상이 지속될 전망이다.
6일 한국감정원에 따르면 지난해 전용면적 60㎡초과~85㎡이하 중소형 아파트의 매매거래량은 24만9295건으로, 총 매매거래건수의 45.73%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60㎡이하 소형이 21만6452건으로 뒤를 이었다. 중대형 및 대형(85㎡초과)은 7만9314건으로 중소형 거래량의 1/3 수준에 머물렀다.
1순위 청약자도 중소형으로 대거 몰렸다. 부동산114 자료를 통해 2019년 규모별 1순위 청약자수를 분석한 결과, 중소형(60㎡초과~85㎡이하)에서 무려 148만7073개의 청약통장이 접수됐다. 전체의 절반 이상(64.17%)을 차지하는 수치다. 규모별로는 △60㎡이하 28만5403명 △60㎡초과~85㎡이하 148만7073명 △85㎡초과~135㎡이하 53만2948명 △135㎡초과 1만1753명이다.
개별 단지로 보더라도 마찬가지다. 지난해 전국에 분양한 399개 단지 가운데 1순위 청약 경쟁률 1위를 차지한 서울 강남구의 '르엘 대치'(212.1대 1)는 전 세대가 전용 85㎡이하 중소형으로만 구성됐다. 2위에 이름을 올린 인천 송도국제도시의 '송도 더샵 센트럴파크 3차'의 경우 유일한 중소형 평형인 전용 80㎡가 무려 1024.27대 1의 최고 경쟁률을 기록한 바 있다.
이 같은 중소형 선호 현상은 주택시장 내 실수요자의 영향력이 커진데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실제 1순위 청약 자격 강화, 대출 한도 제한, 세율 상향 조정 등 투자 수요를 억제하고 실거주 수요를 확대하는 부동산 정책이 연이어 발표되고 있다. 더불어 현재(2018년, 통계청 기준) 평균 가구원수도 2.4명으로, 가구 형태가 소형화되고 있어 1~3인 가구를 수용하기 적합한 중소형 아파트 인기가 높아질 수 밖에 없는 상황이다.
올해 분양시장에서도 이미 중소형이 선전하고 있다. 부산 동래구에 분양한 '더샵 온천헤리티지'는 100% 중소형으로 이뤄진다. 지난 1월 1순위 청약을 받은 이 단지는 평균 26.61대 1의 경쟁률로 전 주택형이 마감에 성공했다. 같은 달 전남 여수시에 선보인 '마린파크 애시앙' 1단지와 2단지 역시 각각 39.16대 1, 48.45대 1의 경쟁률로 1순위 내 마감됐다. 이 두 단지는 전용 84㎡ 단일면적으로 구성된다.
업계 관계자는 "중소형 아파트는 중대형에 비해 분양가가 합리적으로 책정되는데다 입주 이후 유지관리비에 대한 부담도 덜해 가격적인 면에서 경쟁력이 높은 편"이라며 "최근에는 중소형 평형에 세대창고, 드레스룸, 팬트리 등 공간 활용성을 높인 다양한 특화설계를 적용해 폭 넓은 수요층 확보에도 힘쓰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