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파이낸스 남궁영진 기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공포에 크게 요동쳤던 글로벌 증시는 이번주(24~28일)에도 극심한 변동장세를 펼칠 전망이다. 코로나발(發) 우려가 여전한 가운데, 미국 등 주요국이 펼칠 부양책이 투자자들의 공포심을 어느 정도 해소할지 주목된다.
16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 주(3월9일~13일) 코스피 지수는 전 주말(2040.22) 대비 268.78p(13.8%) 폭락한 1771.44에 마감했다. 유가증권시장에서 7거래일 연속 '팔자'를 외친 외국인이 5조원어치 순매도하며 지수 급락을 이끌었다. 7거래일간 '사자'를 이어간 개인은 3조6651억원, 기관은 9415억원어치 순매수했다. 코스닥지수 역시 한 주간 무려 18.5%의 낙폭을 기록했다.
글로벌 증시에 충격과 공포가 팽배한 한 주였다. 코스피와 코스닥시장에서 서킷 브레이커와 사이드카가 발동되는 초유의 사태가 벌어지며 장중 코스피 1680선, 코스닥 480선까지 고꾸라졌다. 세계보건기구(WHO)의 코로나19에 대한 팬데믹(대유행) 선언과 국제유가 폭락 등 잇단 악재에 투자심리가 급격히 얼어붙었고, 증시는 걷잡을 수 없이 무너졌다.
미국증시 역시 최악에 맞닥뜨렸다. 뉴욕증시에서 3대 주요지수는 무려 9.9% 폭락하며 33년 만에 최대 낙폭을 경험했다. 이로써 11년 만에 약세장에 진입했다. 코로나19 팬데믹에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대국민 담화에서 '유럽 여행객 입국 금지'만을 내놓은 데 따른 실망감이 지수 급락을 야기했다.
김용구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당초 국지적이고 일시적 쇼크 수준으로 제한될 것으로 봤던 중국 코로나19발(發) 매크로 충격파는 이제 과거 글로벌 시스템 리스크 당시에 견줄 수준까지 확대됐다"고 진단했다. 그는 "최근 국내 증시 부진 역시 한국을 겨냥한 글로벌 투자가들의 시장 대응보다는 글로벌 위험자산과 신흥시장 주식 포지션의 급속한 조정 성격이 우세하다"고 판단했다.
이번주에도 증시는 코로나19에 의해 좌지우지될 것이란 전망에 이견이 없는 모습이다. 이러한 가운데 주요국의 완화적 통화정책과 정책적 대응이 시장에 만연한 변동성을 완화해줄지 주목된다. 증권가가 제시한 코스피 지수 예상밴드는 △NH투자증권 1750~1900 △케이프투자증권 1720~1830 △하나금융투자 1750~1830 등이다.
윤영교 케이프투자증권 연구원은 "WHO가 코로나19를 팬데믹으로 규정함에 따라 관련 우려가 장기화될 가능성이 높아졌다"며 "이에 따른 높은 변동성이 유지되는 장세가 당분간 이어질 것"이라며 "반등 시점을 예측하기 어렵다는 점을 감안, 시장 진입 시점을 예단하기보다는 반등을 확인한 후에 대응에 나서야 한다"고 진단했다.
허진욱 삼성증권 연구원은 "현재 시점에서 변곡점이 될 계기는 코로나19 치료제·백신 개발과 주요국의 공격적인 정책 대응"이라며 "이중 치료제 개발엔 시간이 필요하기에, 단기적으로 금융시장의 패닉을 진정시킬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은 예상을 상회하는 강력한 정책대응일 것"이라고 제언했다.
오는 17~18일 예정된 미국 FOMC(연방공개시장위원회) 정례회의 결과에 관심이 모인다. 앞서 미국 연방준비제도(Fed)는 통 큰 금리 인하(0.5%)를 단행했는데, 이번에도 추가 금리 인하가 예상된다. 한국은행도 임시 금융통화위원회를 열고 금리 인하에 나설 가능성도 있다.
김병연 NH투자증권 연구원은 "글로벌 금융시장은 이번주 미국 FOMC와 일본은행(BOJ), 미국 및 유럽 행정부의 재정 정책의 구체화를 기다리는 상황"이라며 "특히 미국 의회가 이번주 예정된 휴원 일정을 연기한 것을 고려하면 재정정책 실행을 위한 방안을 적극적으로 논의하기 위한 의도로 판단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