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파이낸스 박성준 기자] 포스코건설은 중소기업 간 출혈경쟁을 초래해 온 '최저가 낙찰제'를 국내에서는 처음으로 폐지한다고 17일 밝혔다.
최저가 낙찰제는 그동안 공정성이 높다고 평가되면서 산업계 전반적으로 활용되고 있지만, 중소기업들의 저가 수주 경쟁을 유발해 수익성 악화의 원인 중 하나로 지목됐다. 특히 감당할 수 없는 저가로 수주에 나설 경우 수익성을 맞추기 위해 공사를 무리하게 감행하면서 시공 품질이 저하됐고, 안전재해 발생 가능성도 높아져 해당 중소기업은 물론 원청사까지 위험 부담을 안았다.
포스코건설은 이같은 문제를 해결하고 중소기업이 더욱 합리적인 수익을 확보할 수 있도록 최저가 낙찰제를 폐지하고, 대신 '저가제한 기준금액'을 설정해 이보다 낮게 제시한 입찰자를 배제하는 '저가제한 낙찰제'를 도입하기로 했다. 저가제한 기준금액은 발주예산 내에서 최저가를 제외한 입찰금액 평균과 발주예산을 합산한 평균가 80%로 산정한다.
원청의 경우 상당한 추가비용 부담이 발생할 것으로 보이지만, 포스코건설은 무리한 저가낙찰로 발생할 수 있는 △공사품질 저하 △안전사고 등의 기회비용을 고려하면 오히려 되레 긍정적인 효과가 더욱 크다고 판단했다. 특히 중소기업의 재무적 안정성을 기반으로 고용안정과 기술개발, 안전시설 투자 등을 활발하게 추진한다면 산업 생태계 전반의 경쟁력을 높이는 계기가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포스코건설과 15년동안 거래를 맺은 이준희 김앤드이 대표는 "저가제한 낙찰제 덕분에 앞으로 많은 중소기업들이 무리한 경쟁을 피하고, 적정 이윤을 낼 수 있는 기반이 마련될 것"이라면서 "이같은 상생협력 제도가 많은 기업에서 마련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