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파이낸스 주진희 기자] 한진그룹 경영권을 확보하기 위해 조원태 회장에 날을 세우고 있는 조현아 전 대한항공 부사장과 행동주의 사모펀드 KCGI, 반도건설 등 '3자 주주연합'이 한진칼 지분을 40.12%까지 확보했다.
재계에서는 3자 연합이 27일 열리는 정기 주주총회에서 패하더라도 향후 임시 주총 등 장기전에 대비하기 위해 전략을 세우는 것으로 보고 있다.
18일 재계에 따르면 3자연합은 최근 한진칼 지분을 추가 취득해 총 40.12%를 보유하게 됐다. 보유 주식 수는 기존 2194만776주에서 2373만6857주로, 179만6081주(지분율 3.04%) 증가했다.
KCGI 산하 투자목적회사 그레이스홀딩스와 반도건설 계열사들은 전날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한진칼 주식을 장내 매수해 추가 취득했다고 공시했다. 이로써 KCGI는 49만9590주(0.84%), 반도건설은 97만4491주(1.65%)를 확보해 이들의 한진칼 지분율은 각각 18.68%, 14.95%가 됐다.
다만, 이 지분들은 지난해 12월 26일 주주명부가 폐쇄된 이후 사들인 것이기 때문에 27일 정기 주주총회에서는 의결권을 행사할 수 없다. 따라서 주총에서 의결권을 행사할 수 있는 조 회장 측과 3자연합 측의 지분은 현재 각 37.5%, 34.2%다.
현재 한진칼은 3자연합의 자본시장법 위반 혐의에 대한 조사 요청서를 금융감독원에 제출한 상황이다. 3자연합 중 한명인 권홍사 반도건설 회장이 '경영참여' 투자목적 변경 공시 전인 지난해 말 조 회장을 직접 만나 자신을 한진그룹 명예회장으로 선임해달라고 한 데 이어 부동산 개발권리 등을 요구했기 때문이다.
한진은 "경영참여 의사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투자목적을 '단순 투자'로 허위공시를 했다"며 이에 해당하는 3.28% 지분에 대해 주식처분명령을 내려달라고 요청했다.
자본시장법에 따르면 주식 보유목적 등을 거짓으로 보고할 경우 발행주식총수의 100분의 5를 초과하는 부분 중 위반 분에 대해 의결권 행사를 하지 못하게 돼 있다. 따라서 만일 허위공시 논란이 사실로 밝혀질 경우, 반도건설은 주식 처분 명령을 받게됨에 따라 조 회장 측과 지분 격차는 더 커질 것으로 보인다.
한 재계 관계자는 "3자연합이 만일 이번 주총에서 패하더라도 이후 임시 주총 소집을 요구하는 등 분쟁은 지속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