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파이낸스 우승민 기자] 보험회사의 해외투자 한도를 확대하는 보험업법 개정안이 국회 본회의 문턱을 넘지 못했다. 제로금리 시대에 돌입해 위기에 직면한 보험사들이 법안마저 무산되면서 고민에 빠졌다.
18일 업계에 따르면 유동수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대표 발의한 '보험업법 개정안'이 이날 임시국회 본회의에 오르지 못했다.
보험업법 개정안은 보험회사의 해외투자 한도를 기존 30%에서 50%까지 늘리는 것이 골자다. 현행 보험업법은 외국통화, 외화증권, 외화파생상품 등 해외투자에 대한 투자 한도를 일반계정의 경우 총자산 30%, 특별계정은 총자산 20%로 각각 규제하고 있다.
이 법안은 당초 지난달 27일에 정무위 전체회의를 거쳐 4일 법사위, 5일 본회의에 상정될 예정이었다. 하지만 코로나19 사태로 국회가 임시폐쇄되면서 정무위 전체회의가 일주일 연기돼 일정에 차질이 생겼다.
업계는 20대 국회 임기 만료인 5월 전까지 처리되길 기대하고 있다. 하지만 21대 총선 이후여서 동력이 떨어질 것으로 보인다. 이번 국회 내에 법안 통과가 불발될 경우 다음 국회에 올리기 전까지 적어도 1년 이상 시간이 소요된다.
해외투자 비율이 30%대 육박한 보험사들은 국회만 바라보고 있다. 한화생명과 푸본현대생명은 각각 29.3%, 26.2%로 30%에 육박한다. 다른 생보사들도 20%대를 넘어선 곳이 많다. 처브라이프생명(24.9%), 교보생명(22.7%), 동양생명(22.4%), 농협생명(21.4%) 등도 20%를 웃돌고 있다.
한화생명의 경우 3년간 꾸준히 해외투자 비율이 올라가고 있다. 지난 2017년 4/4분기 기준 25%, 2018년 28%, 2019년 29%로 30%에 육박하고 있다. 한화생명 관계자는 "투자한도가 50%로 확대되면 새로운 투자처 발굴의 기회가 넓어져 보험업계에 긍정적이지만, 현재의 한도내에서 적절한 투자포트폴리오를 통해 자산운용의 효율화를 추진할 계획이다"고 말했다.
해외투자 한도 상향이 불투명해짐에 따라 하반기에 예정이율 인하를 추가적으로 검토하는 움직임도 보인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금리 인하는 예상했던 거 보다 더 많이 인하돼 하반기에 예정이율 인하가 추가적으로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며 "보험사들이 새로운 방도를 찾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