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파이낸스 김희정 기자] 우리나라 외환보유액이 한 달 새 90억달러 가까이 감소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으로 강(强)달러 현상이 지속되면서 기타통화 표시 외화자산의 달러화 환산액이 줄어든 영향이다. 외환시장에서 '롤러코스터 장세'가 연출된 데 따라 당국의 시장안정화 조치에도 외환보유고가 사용됐다.
한국은행이 3일 발표한 '2020년 3월말 외환보유액'에 따르면 지난달 우리나라 외환보유액은 4002억1000만달러로 전월말(4091억7000만달러) 대비 89억6000만달러 감소했다. 지난 2월부터 두 달째 감소세가 이어지고 있다.
코로나19로 글로벌 경제의 동반 하락 우려가 커지면서 안전자산인 달러화 가치가 상승했다. 지난달 주요 6개국 통화 대상 달러 가치를 나타내는 미 달러화 지수는 98.18로 전월대비 0.7% 상승했다. 이에 파운드화와 호주달러화 등 기타통화 표시 외화자산의 달러화 환산액이 감소했다.
외환당국의 시장안정화 조치도 영향을 미쳤다. 외환당국은 환율이 시장에서 결정되도록 하되, 급등·급락 시 외환보유액을 사용해 달러를 사거나 팔아 시장을 안정시키는 미세조정(스무스 오프레이션)을 실시한다.
구성 항목별로 보면 국채와 정부채, 회사채, 자산유동화증권(MBS) 등 유가증권이 3576억달러(89.4%)로 전월대비 136억2000만달러 감소했다. 반면 해외 중앙은행이나 글로벌 은행에 맡긴 현금성 자산인 예치금은 317억2000만달러(7.9%)로 전월대비 46억2000만달러 늘었다. 국제통화기금(IMF) SDR(특별인출권)은 33억2000만달러(0.8%)로 4000만달러 늘었다. IMF 포지션은 1000만달러 감소했고, 금은 47억9000만달러로 전월과 같았다.
지난 2월말 기준 우리나라의 외환보유액(4092억달러)은 세계 9위 수준을 유지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