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파이낸스 오세정 기자] "국민의 성원으로 성장한 삼성은 지금과 같은 때에 마땅히 우리 사회와 같이 나누고 함께 해야 한다."
명실상부 국내 1등 기업 삼성을 이끄는 이재용 부회장이 '책임경영'을 실천하며 재계 본보기가 되고 있다.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가 지속하면서 한국 경제도 직격탄을 맞은 가운데 삼성이 위기 극복을 위해 구원투수를 자처하고 나섰다. 내수 시장 활성화, 피해지역 및 협력사 긴급 지원, 경증환자용 치료시설과 의료진 투입 등에 이어 '마스크 대란'을 해소하겠다고 직접 팔을 걷었다.
선대 회장의 '사업보국(事業報國)' 경영철학을 계승해 기업으로 나라에 보탬이 되겠다는 이 부회장의 '책임경영' 행보가 이어지고 있다는 평가다. 이 부회장은 작년 호암 32주기 추도식에서 "선대회장의 사업보국 이념을 기려 우리 사회와 나라에 보탬이 되도록 하자"고 말한 바 있다.
이 부회장은 기업으로서 미래를 위한 투자와 혁신을 이어나가면서도 '국민', '사회적 책임'을 강조해왔다. 이 부회장은 지난 2월 13일 문재인 대통령과 경제계의 코로나19 대응 간담회에서 "어깨가 무겁다"며 "삼성이 보탬이 될 방안을 챙기겠다"고 밝혔다. 또 지난 1월 2일 올해 첫 현장 경영을 통해 던진 메시지에서도 "우리 이웃, 우리 사회와 같이 나누고 함께 성장하는 것이 우리의 사명이자 100년 기업에 이르는 길임을 명심하자"며 '사회적 책임'을 언급했다.
삼성은 최근 코로나19로 인한 마스크 부족 현상이 지속함에 따라 마스크 제조업체 생산 지원에 드라이브를 걸었다. 중소기업 스마트공장 구축 지원 경험을 활용, 국내 마스크 제조기업 3곳에 제조전문가를 파견하고 현장 제조공정 개선과 기술 전수, 생산 장비 세팅 등을 도왔다. 또 마스크 생산에 필요한 금형 확보에 어려움을 겪던 일부 기업에는 직접 금형을 제작해 제공했다.
아울러 그룹 계열사의 해외 지사와 법인을 활용해 긴급 확보한 마스크 28만4000개와 중국 반도체 고객사로부터 기증받은 마스크 5만개 등 총 33만개를 대구 지역에 기부했다. 삼성은 또 정부와 협력해 마스크 제조 핵심 원자재인 마스크 필터용 부직포(멜트블로운) 수입을 지원, 통상 6개월 이상 소요되는 수입 절차를 1개월 이내로 단축했다.
삼성의 위기 극복 지원은 이뿐만이 아니다. 코로나19 확산 초기였던 2월 초 피해 협력사를 대상으로 1조원 규모의 운영자금 지원 펀드, 1조6000억원 규모의 물품 대금 조기 지급 등 2조6000억원 규모의 긴급 지원방안을 내놓았다. 이와 함께 '꽃 소비 늘리기'에 동참해 코로나19에 따른 졸업·입학식 등 취소로 위기에 빠진 화훼농가를 지원하고 내수 시장 활성화를 위해 온누리상품권 300억원 어치를 사들여 협력사에 지급했다.
국내 확진자가 급증하는 등 코로나19 사태가 악화일로를 걷자 지역사회에 구호 물품과 성금 등 300억원 규모 긴급 지원을 했으며, 지난달 들어서는 삼성 영덕연수원을 '생활 치료센터'로 제공하고 삼성의료원의 의료진을 파견하는 등 아낌없는 지원을 이어갔다.
특히 대내외 악조건 속에서 상반기 채용시장도 막힌 가운데 삼성전자는 상반기 신입사원 공개채용에서 대규모 채용을 준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진행 중인 DS(디바이스솔루션) 부문 경력직 채용도 역대 최대 규모가 될 것으로 보인다. 앞서 이 부회장은 지난 2월 문 대통령과의 경제인 간담회 자리에서 2018년에 3년 동안 180조원을 신규 투자하고 4만명을 채용하겠다고 한 약속을 꼭 지키겠다고 밝힌 바 있다.
이 부회장은 '1등 기업'으로 투자와 혁신도 멈추지 않겠다는 의지도 보였다. 이 부회장은 지난달 3일 삼성전자 구미사업장, 19일 삼성디스플레이 아산사업장, 25일 삼성종합기술원 등을 직접 방문해 현장 경영에 나서며 어렵고 힘들 때일수록 미래를 철저히 준비하자며 혁신을 강조했다. 이 부회장은 임직원에게 "예상치 못한 변수로 힘들겠지만 잠시도 멈추면 안 된다", "신중하되 과감하게 기존의 틀을 넘어서자", "위기 이후를 내다보는 지혜가 필요하다", "흔들림 없이 도전을 이어가자"는 메시지를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