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중 여윳돈 투자처 못 찾아 '일단 대기'···MMF 12.7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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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월 시중 통화 증가율 4년來 최고
표=한국은행
표=한국은행

[서울파이낸스 김희정 기자] 지난 2월 시중 통화량이 전년 대비 8% 넘게 증가했다. 4년 만에 가장 높은 증가율이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금융불안과 경기침체 가능성이 높아지자 시중의 풍부한 유동성이 마땅한 투자처를 찾지 못하고 단기 부동자금인 수시입출식 저축성예금과 머니마켓펀드(MMF)에 몰리고 있다.

한국은행이 10일 발표한 '2월 중 통화 및 유동성'을 보면 1월 통화량(M2 기준)은 2954조6000억원(원계열 기준·평잔)으로 1년 전보다 8.2% 늘었다. 이는 2016년 2월(8.3%) 이후 4년 만에 가장 높은 증가율이다. 

M2의 전년 동월 대비 증가율은 작년 11월 7.7%에서 12월 7.9%까지 올라선 이후 올해 1월(7.8%)소폭 하락했으나 2월 다시 8%대로 늘었다. M2는 언제나 현금화할 수 있는 자금을 뜻한다. 현금과 요구불예금, 수시입출식 저축성예금 등 협의통화(M1)에 MMF, 2년 미만 정기 예적금, 수익증권 등 금융상품까지 포함하는 넓은 의미의 통화지표다. 

계절조정계열 기준으로 보면 M2는 지난 1월 2955조1000억원으로 한 달 전보다 0.9% 증가했다. 계절조정계열 M2를 상품별로 보면 잠깐 돈을 묻어두는 수출입식 저축성예금과 MMF가 급증하고 있다. 

수시입출식 저축성예금은 전월 대비 10조8000억원 늘었다. 코로나19에 따른 가계대출 확대 등으로 단기자금이 유입된 영향이라고 한은은 설명했다. 주식시장 불안 등으로 기타금융기관의 대기성자금 예치가 크게 증가하며 MMF는 12조7000억원 증가했다. 

이같은 단기 부동자금 증가는 우리경제의 고착화된 저성장 구조와 코로나19 사태 그리고 한은의 완화적 통화정책이 맞물려 늘어난 돈이 실물투자로 흐르지 못하고 대기성 자금으로 모여있다는 것을 뜻한다. 

시중에 돈은 많이 풀렸는데 투자처가 마땅치 않은 상황이라, 현금화하기 쉬운 단기성 금융자산으로 돈이 이동하고 있다는 얘기다. 코로나19 사태가 3월 들어 더 악화됐다는 점을 고려하면 단기 부동자금 쏠림 현상이 더 심각해질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달 '빅컷(0.50%p)' 기준금리 인하가 경제에 별다른 도움이 못 된다는 뜻이기도 하다. 

다만 한은 관계자는 "3월에도 수출입식 저축성예금과 MMF가 늘어났을지 여부는 더 지켜봐야 한다"고 말을 아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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