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파이낸스 김현경 기자] 한미약품이 랩스커버리를 활용한 '혁신 신약' 개발 의지를 다시 한번 강조했다. 랩스커버리는 체내 바이오의약품의 약효 지속시간을 늘려주는 한미약품 플랫폼 기술이다.
14일 한미약품은 다국적제약사 사노피가 당뇨병 신약 후보물질 '에페글레나타이드' 권리를 반환하겠다는 의향을 통보해 온 것과 관련해 "유효성·안전성과는 무관한 사노피의 일방적 결정일 뿐"이라며 "비알코올성 지방간염(NASH)과 비만, 희귀의약품을 비롯해 랩스커버리 기반 바이오신약 파이프라인은 여전히 굳건하다"고 밝혔다. 앞서 사노피는 한미약품으로부터 에페글레나타이드를 도입한 후 임상 3상 시험을 완료하겠다고 했지만, 연구 중 일방적으로 권리 반환을 통보했다.
한미약품은 이번 사노피의 권리 반환 의향과는 별개로, 랩스커버리 활용 바이오 신약을 차질없이 개발할 계획이다. 한미약품은 현재 30개에 이르는 신약 파이프라인을 확보해 글로벌 상용화를 위한 개발을 하고 있다. 특히 랩스커버리가 적용된 호중구 감소증 치료 바이오신약 롤론티스는 지난해 말 미국 식품의약국(FDA)에 시판 허가를 신청해 올해 하반기께 출시가 예정돼 있다. 한미약품은 최근 롤론티스의 국내 허가도 신청했다.
한미약품은 그동안 비만치료제로 개발해 온 듀얼 아고니스트를 약물 재창출을 통한 새로운 적응증 치료제로도 개발하고 있다. 비알코올성 지방간염 치료제로 개발 중인 트리플 아고니스트는 신 기전 치료제로 주목받는다. 트리플 아고니스트는 지난해 FDA로부터 원발 경화성 담관염과 원발 담즙성 담관염 치료를 위한 희귀의약품으로 각각 지정됐다.
한미약품이 1상 임상에 들어간 글루카곤 아날로그는 미국 FDA와 유럽의약품청(EMA)으로부터 선천성고인슐린증 희귀약으로 지정된 데 이어, 지난달 말 EMA로부터 인슐린자가면역증후군 치료를 위한 희귀의약품으로 추가 지정됐다. 현재 랩스커버리가 적용된 바이오신약 중 FDA, EMA로부터 희귀약 지정을 받은 건수는 8건에 이른다.
랩스커버리가 적용된 파이프라인들 다수는 현재 글로벌 제약기업들과 파트너링을 협의 중이다. 한미약품 관계자는 "랩스커버리 및 오라스커버리, 펜탐바디 등 자체개발 플랫폼 기술을 바탕으로 혁신 신약 후보물질의 글로벌 임상을 진행 중"이라며 "여러 건의 반환 사례가 있었지만 한미약품은 여전히 로슈의 제넨텍, 스펙트럼, 아테넥스 등 경쟁력 있는 글로벌 기업들과 함께 신약 개발에 매진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어 "어려움에 일희일비하지 않고 제약 강국이라는 목표를 향해 묵묵히 정진해 나가겠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