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파이낸스 김희정 기자] 하나은행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로 어려움을 겪는 소상공인 지원을 위한 '소상공인 2차 금융지원 대출'의 금리캡(Cap)을 연 2.9% 설정해 관심이 쏠리고 있습니다.
신한·KB국민·우리·NH농협·IBK기업은행 등 시중은행 5곳이 금리캡을 연 4.99%로 설정한 것과 비교하면 차이가 두드러지기 때문입니다.
22일 금융권에 따르면 정부는 1차 금융지원 대출을 못 받은 소상공인을 위해 총 10조원 규모의 2차 대출을 마련했습니다. 대출 한도는 업체당 1000만원으로, 지난 18일부터 접수가 시작돼 25일부터 대출금을 손에 쥘 수 있게 됩니다.
2차 대출에서 가장 눈에 띄는 부분은 대출금리입니다. 1차 금융지원 금리가 연 1.5% 수준이었던 반면, 2차 대출의 금리는 그보다 높은 기본 연 3~4%로 설정됐기 때문입니다. 여기에 신용보증기금이 95% 보증을 제공하는 보증수수료가 0.9% 반영돼 실질 금리는 연 4~5%에 달합니다.
실제로 다른 은행들의 금리 수준은 △국민은행 연 4.9%(5년 고정금리) △기업은행 연 4.9%(5년 고정금리) △농협은행 연 4.9%(6개월 변동금리) △신한은행 연 4.6%(3개월 변동금리)로 알려졌습니다.
이 가운데 국민은행과 기업은행은 대출 때 정해진 금리가 5년간 고정되는 방식입니다. 신한은행과 농협은행이 사용하는 변동금리의 경우 양도성예금증서(CD) 3개월물과 금융채 6개월물 금리를 적용한다고 전해집니다.
은행들의 금리캡은 모두 연 4.99%로 동일합니다. 금리캡이 4.99%로 적용됐다는 것은 앞으로 대출자의 신용등급이 하향조정 돼도, 지표금리가 아무리 올라도 4.99%의 금리를 넘기지 않겠다는 뜻이라고 합니다.
이런 상황에서 하나은행이 금리캡을 다른 은행 대비 2%p나 낮춘 연 2.9%로 제시하자 관심이 집중됐습니다. 하나은행의 대출금리는 CD 3개월물 또는 금융채 6개월물 중 선택 가능한 금리와 대출자 신용도에 따른 가산금리로 이뤄집니다. 오는 6월말까지 대출을 받게 되면 금리변동 주기가 도래하기 전까지 연 2.9%로 상한 금리가 설정된다는 얘깁니다.
시중은행 한 관계자는 "변동금리기 때문에 향후 CD 금리나 금융채 금리가 오르면 금리캡이 덩달아 상승할 수 있다"면서도 "금융당국이 당초 제시한 평균금리가 3~4% 수준이었다는 점을 고려하면, 하나은행이 금리캡을 대폭 낮춰 잡은 것은 맞다"고 했습니다.
1차 대출의 이차보전 대출 실적은 국민·신한·우리·하나·농협은행 가운데 우리은행이 4099억원의 대출을 실행해 전체 대출 가운데 30%를 떠맡은 반면, 하나은행은 1500억원 수준에 그쳐 너무 소극적으로 대응한 것 아니냐는 지적이 제기된 것이죠.
이에대해 하나은행은 “코로나19로 인해 어려움을 겪는 소상공인에 대한 실질적인 금융 지원을 위해 최고 금리에 상한을 설정하기로 결정했다”며 “앞으로도 소상공인 지원에 도움이 될 수 있는 다양한 금융 상품과 서비스를 지속적으로 선보이겠다”고 말했다.
은행 개별적인 사정이야 어떻든지 간에 낮은 대출금리가 소상공인에게 힘이 된다는 점은 변하지 않을 것 같습니다. 하나은행이 2차 대출에서 좋은 성적표를 얻는 계기가 되길 기대해 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