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수 구속 면한 삼성, 공격·준법경영 가속···수사심의위 '변수'
총수 구속 면한 삼성, 공격·준법경영 가속···수사심의위 '변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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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소 가능성 여전···치열한 법정 공방 예고
검찰 "아쉽지만 원칙따라 향후 수사 만전"
삼성 경영권 승계 과정에서 불법행위 관여 혐의 의혹에 대한 구속영장이 기각된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9일 오전 경기도 의왕 서울구치소를 나서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삼성 경영권 승계 과정에서 불법행위 관여 혐의 의혹에 대한 구속영장이 기각된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9일 오전 경기도 의왕 서울구치소를 나서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서울파이낸스 오세정 기자] 삼성은 9일 이재용 부회장의 구속영장이 기각되자 "불구속 상태에서 진실을 가릴 수 있게 돼 천만다행"이라며 크게 안도하고 있다. 총수 공백으로 빚게될 경영 차질이라는 최악의 상황은 피할 수 있게 됐기 때문이다. 

삼성은 검찰의 기소 가능성이 남아 있지만 이 부회장의 경영 활동에 큰 차질은 없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검찰이 이 부회장을 기소해 추후 재판을 받게 되더라도 정상에 가까운 업무가 가능하다는 점에서 최근 의 활발한 공격경영 행보를 지속할 것으로 예상된다. 동시에 준법감시위원회 구성 등을 통해 진행하고 있는 '준법경영'도 한층 강화할 것으로 보인다.

그렇다고 삼성 입장에서 안심할 수 있는 상황은 아니다. 법원이 이 부회장의 구속영장을 기각했지만 검찰이 영장을 재청구할 가능성이 상존해 있기 때문이다.

실제 지난 2017년 국정농단 사건 때도 특별검사팀이 1월에 구속영장을 청구했다가 기각되자, 2월에 영장을 재청구해 이 부회장을 구속된 적이 있다. 이 부회장은 이후 항소심에서 집행유예로 풀려나기 전까지 1년여를 구치소에서 수감생활을 해야 했다. 삼성으로서는 당시의 악몽이 재연될까 우려하고 있다.

검찰이 영장을 재청구하지 않더라도 이 부회장은 검찰의 기소 가능성에 대비해야 한다. 이런 가운데, 삼성은 지난 2일 기소 여부와 신병처리 방향에 대해 검찰 외부의 판단을 듣고 싶다며 신청한 검찰수사심의위원회(수사심의위) 소집 결과에 기대와 희망을 걸고 있다.

이 절차를 통해 불기소될 경우 이 부회장은 이번 합병 사건에서 자유로워질 수 있다. 수사심의위 개최 여부는 오는 11일 결정될 예정이다.

하지만 법조계에서는 이 부회장이 구속을 면하더라도 검찰이 이미 구속영장을 청구한 이상, 기소까지 피하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만약 수사심의위에서 '불기소 권고'를 결정한다고 해도, 검찰이 반드시 이 권고를 따라야 하는 것은 아니기 때문이다.

결국 이 부회장 입장에서는 현재 걸려 있는 국정농단 파기환송심과 함께 또 하나의 사법 리스크를 피할 수 없을 수도 있다. 이 경우 이 부회장이 당장 큰 산은 넘어섰지만 법정에서 검찰과의 치열한 법리공방이 예상된다. 삼성 입장에서 실형이 선고되거나 재판이 장기화할 경우 경영 차질을 빚는 상황을 맞을 수도 있다.

한편, 검찰은 이 부회장의 구속영장 기각 결정에 대해 "본 사안의 중대성, 지금까지 확보된 증거자료 등에 비춰 법원의 기각 결정을 아쉽게 받아들인다"는 입장을 밝혔다.

서울중앙지검은 이날 오전 2시께 이 부회장 등 삼성 전·현직 고위 임원 3명의 구속영장이 기각된 직후 이같은 입장을 냈다. 검찰은 그러면서 "영장재판 결과와 무관하게 법과 원칙에 따라 향후 수사에 만전을 기할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검찰은 이 부회장이 시세조종·분식회계에 얼마나 관여했는지 따져보는 보강수사에 집중할 방침인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이 부회장 측이 기소 여부 판단을 외부 전문가들에게 맡겨달라며 수사심의위 소집을 신청한 상태여서 검찰의 수사에도 난항이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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