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재발·확산 변수...하반기 리스크 관리 비상
[서울파이낸스 우승민 기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영향으로 국내 카드사들의 올 1분기 연체율이 전체적으로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코로나19 영향으로 운영자금을 감당하기 어려운 소상공인 위주로 대출 연체율이 상승한 탓이다.
9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하나카드의 1분기 연체율은 2.26%로 지난해 말 대비 0.17%p 상승했다. 이는 국내 카드사들 중 가장 높은 상승률이다.
KB국민카드는 1분기 연체율이 1.60%로 지난해 말 1.47% 대비 0.13%p 올랐다. 신한카드는 1.56%로 전년(1.50%)대비 0.06%p, 삼성카드는 1.34%로 전년(1.25%)대비 0.09%p 올랐다. 현대카드는 0.86%에서 0.94%로 0.08%p 상승했다.
반면 롯데카드는 1.48%로 전년대비 -0.25%p 줄었다.
카드사들의 연체율 상승세는 올 초 코로나19에 따른 경기불황에 따른 결과다. 코로나19의 여파로 급전 수요가 증가하면서 제1금융권에서 대출이 어려운 서민들이 정해진 한도 내에서 쉽게 돈을 빌려 쓸 수 있는 카드론에 몰림에 따라 연체율 상승으로 이어진 것이다.
업계는 원금상환 유예기간이 끝나는 연말엔 상황 악화가 불가피하다는 입장이다. 상환 기일이 돌아오는 연말이면 코로나19로 영업에 타격을 입은 자영업자들의 대출금이 연체 채권으로 들어가면서 연체율이 폭증할 수 있는 상황이기 때문이다. 정부는 지난 4월부터 6개월간의 원금 상환 유예로 연체율을 억누르고 있다.
카드론 연체율이 상승하면 카드사 유동성과 건전성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
실제로 코로나19 영향으로 영세자영업자와 소상공인 등 카드론을 주로 이용하는 차주들의 상환능력이 떨어지고 있으며 금융당국 방침에 따라 진행 중인 일시적 이자상환 유예, 대출 만기연장 등 금융지원이 코로나19 장기화에 따라 끊기게 되면 카드사들의 재정건전성 문제가 향후 확연해질 것으로 전망된다.
최근 긴급재난지원금으로 개인사업자 매출이 증가한 상황이지만, 이후도 문제다. 재난지원금을 8월 말까지 사용할 수 있어 이후 매출을 장담할 수 없기 때문이다.
카드업계 관계자는 "코로나19와 하반기에도 경기가 악화된다면 카드사들의 연체율은 더욱 높아질 수 있다"며 "4, 5월 연체율도 점점 상승하고 있으며, 연말에는 악화가 불가피 할 것으로 보인다. 특히 재난지원금 이후 개인사업자 매출이 다시 떨어질 것으로 우려돼 하반기 리스크 관리에 중점을 둘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