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파이낸스 김현경 기자] 은성수 금융위원장이 11일 금융사들에 코로나19로 촉발된 초저금리 시대를 맞아 예대마진 중심의 기존 생존방식에서 탈피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은 위원장은 이날 오전 서울 중구 예금보험공사에서 열린 '금융발전심의회'에 참석해 코로나19 이후의 금융 대응 방향을 설명하며 이같이 밝혔다.
은 위원장은 "코로나19 대응 과정에서 저금리 기조가 강화되면서 초저금리 시대에 접어들고 있다"며 "경험해보지 못한 초저금리 시대에 금융회사의 전통적인 수익모델이 통용될 수 있을지 의문"이라고 말했다.
이어 "예대마진, 자산운용 수익률로 지탱했던 금융회사의 생존방식이 어떻게 변화해야 할지, 또 이러한 상황에서 감독방식은 어떻게 변화해 나가야 할지 지혜를 모아야 한다"고 덧붙였다.
또 은 위원장은 포스트 코로나 시대에서는 디지털 혁신이 가속화될 것으로 전망했다. 특히, 금융산업과 비금융사인 빅테크(Big Tech) 간 경쟁이 두드러질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이에 대한 위협요인과 기회요인을 찾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금융회사가 혁신의 주체가 되기도 하지만 빅테크 기업 등 비금융회사가 혁신을 주도하고 금융의 중심으로 진입하고 있다"며 "디지털 혁신이 금융에 가져올 위협요인과 기회요인을 진지하게 고민하고 해답을 찾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은 위원장은 코로나19 상황에서 한시적으로 내놓은 위기 대응 조치를 어떤 방식으로 회수할지에 대한 화두도 제시했다. 그는 "정상화 과정에서는 기업과 가계는 대출을 상환해야 하는 등 부담이 늘어날 것"이라며 "아직 이르다고 볼 수도 있지만 정상화 시기·속도·방식에 대한 선제적 고민이 필요하다"고 전했다.
또 세계시장을 선도할 새로운 미래 먹거리를 발굴하기 위해서는 이를 뒷받침할 금융의 역할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은 위원장은 "비교우위가 있는 미래 성장분야에서 경쟁력이 있는 기업을 선별하고 혁신과 도전을 뒷받침하는 금융의 역할이 중요하다"며 "기업이 현재 가지고 있는 것을 평가하는 '과거 지향적 금융'에서 앞으로 가질 수 있는 것을 평가하는 '미래 지향적 금융'으로 전환해 나가야 한다"고 말했다.
이와 함께 은 위원장은 혁신 과정에서 소외된 계층을 포용하는 지원책도 수반돼야 한다고 했다. 그는 "예상하지 못한 외부충격이 왔을 때 가장 큰 어려움을 겪는 서민, 소상공인 등 취약계층이 버티고 이겨낼 수 있도록 포용하는 공동체가 돼야 한다"고 당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