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각일정 차질?···우리금융 주가 낙폭만큼 깊어지는 민영화 고민
매각일정 차질?···우리금융 주가 낙폭만큼 깊어지는 민영화 고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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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 보유지분 매각 방향 오는 22일 논의
작년 종가 대비 56.56% 하락한 저점 찍고 현 9000원대
우리금융그룹 사옥 전경 (사진=우리금융지주)
우리금융그룹 사옥 전경 (사진=우리금융지주)

[서울파이낸스 박시형 기자] 정부가 코로나19 사태로 미뤄뒀던 우리금융지주 보유지분 매각 방향에 대해 오는 22일 논의한다. 다만 현재 주가가 당초 예정된 목표 금액에 한참 못미치는 데다 향후 은행권의 수익성 전망도 밝지 않아 정부의 고민이 깊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12일 금융권에 따르면 은성수 금융위원장은 "22일 공적자금관리위원회가 열려 위원들이 논의를 통해 전체적인 방향을 잡을 것"이라고 말했다. 논의에서는 매각 체결 등 구체적인 안건 보다는 매각 여건을 점검할 것으로 예상된다.

정부는 지난해 예금보험공사가 보유중인 우리금융 지분 17.25%(1억2460만주)를 2022년까지 2~3차례에 걸쳐 완전히 매각하는 로드맵을 세웠다.

당시 "주가에 연연하다보면 매각 시기를 놓치고 일정이 지연될 수 있다"고 말할 정도로 빨리 매각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판단, 올해 상반기 중 1차 매각을 완료할 계획이었다.

그러면서 "또 다른 금융위기가 찾아온다던가 시장 상황이 급변하면 다시 한 번 공자위에서 논의하게 될 것"이라는 부연설명을 달았다.

그런데 그 일이 실제로 일어났다. 올해 1월 코로나19 사태가 발생하면서 금융시장은 크게 흔들렸고, 우리금융의 주가는 출범 직후 고점이었던 1만1600원(2019년 12월30일 종가) 대비 56.56% 수준인 6560원(2020년 3월 23일 종가)까지 떨어졌다.

최근 금융시장이 V자 반등을 보이며 코스피 지수가 지난해 말 수준까지 회복했음에도 우리금융지주의 주가는 아직 9000원대에 머무르고 있다.

공적자금 회수를 위한 적정 가격은 주당 1만2300원이다.

단순 계산했을 때 현재 주가 수준(9200원)에서 과점주주(4%)에게 지분을 매각하게 되면 나머지 2~3차 매각에서는 주당 1만3236원에 매각해야 한다. 적정 매각가보다 936원(7.60%) 비싸다.

이 경우 다른 과점 주주와의 형평성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 후발로 참여한 푸본생명을 제외한 아이엠엠 프라이빗에쿼티(IMM PE), 동양생명, 한화생명 등 7대 과점주주는 평균 1만1763원에 지분을 인수했다.

코로나19라는 특수한 상황이라고는 하지만 금액이 21%(2563원) 이상 차이나는 점은 다른 과점주주들을 설득하기 어려운 부분이다.

그렇다고 현 상황이 개선될 기미도 보이지 않는다.

단기적으로는 코로나19 사태가 길어질 경우 대규모로 집행됐던 대출이 부실해져 은행은 충당금을 쌓게되고 당기순이익 등 실적이 나빠질 수 있다.

장기적으로는 빅테크·핀테크 기업 등과의 경쟁이 심화하고, 저금리 기조가 장기화되면서 순이자마진이 꾸준히 나빠져 지금과 같은 실적을 기대하기 어렵다.

이는 우리은행의 주가가 회복되는 장애요인이다. 시기를 놓쳐 일정이 지연될 수 있다는 우려마저 현실화 되는 셈이다.

은 위원장은 최근 기자간담회 자리에서 "주가가 떨어졌는데도 약속을 지키는 게 중요한지, 공적자금이 국민의 세금이기 때문에 어느 정도 환수하는 게 중요한지에 대해서 고민을 했었다"고 말했다.

금융권 관계자는 "향후 코로나19 종식에 따라 주가가 오를 것으로 기대하고 방향을 정할 수는 있을 것"이라면서도 "현 상황에서는 손해보고 지분을 팔아야 하는데다 기존 과점주주들이 반발할 수 있어 당분단 매각 결정은 어려울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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