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가 '쑥쑥' 오르는데···정부, 추가 대책 예고 '눈치보기'
[서울파이낸스 박성준 기자] 목동 신시가지 6단지가 적정성 심사를 통과하며 재건축을 확정지었다. 목동 신시가지 아파트 중 처음으로 안전진단 관문을 넘어선 것이다. 이에, 신시가지 14개 단지 모두가 들썩이기 시작했다. 이들 아파트의 노후도가 비슷하기 때문이다.
목동 신시가지 6단지는 12일 한국시설안전공단의 안전진단 적정성 검토에서 D등급(54.58점)을 받아 재건축 추진이 최종 확정됐다. 6단지는 앞서 정밀안전진단에서 51.22점으로 'D등급(조건부 재건축)' 판정을 받았다.
목동에서는 9단지와 5단지도 정밀안전진단에서 각각 53.32점, 52.10점을 받고 적정성 검토 절차에 들어갔다. 현재 목동 신시가지 아파트 대부분이 정밀안전진단을 신청한 상태다.
재건축 안전진단은 점수(100점 만점)에 따라 A~E등급으로 결과가 나뉜다. E등급(30점 이하)을 받으면 곧바로 재건축이 가능하지만 D등급(31~55점)이면 공공기관의 안전진단 적정성 검토까지 통과해야 한다. 6단지는 지난해 12월 시행한 정밀안전진단 결과 D등급을 받았다. 이에 지난 1월 양천구청이 한국시설안전공단에 안전진단 적정성 검토를 의뢰했다.
1986년 준공된 6단지는 총 15동 1368가구로 조성됐다. 6단지는 목동 신시가지에서 재건축 속도가 가장 빨라 큰 관심을 모았다. 6단지의 결과에 따라 목동 신시가지 14개 단지 재건축의 향방이 결정될 것이기 때문이다.
특히 지난 5월 강북 재건축 최대어인 마포구 성산시영 아파트가 재건축 안전진단을 최종 통과하면서 목동 주민들의 기대감은 한층 커졌다.
정밀안전진단 결과에 따르면 6단지는 성산시영(53.87점)보다 낮은 51.22점을 받았다. 점수가 낮을수록 주거환경과 노후도 평가, 구조안전 등이 열악하다는 의미로 재건축 가능성이 커진다.
최근 목동6단지는 적정성 심사 통과 기대감이 커지면서 매물은 들어가고 호가도 올랐다. 목동 중개업소에 따르면 이날 6단지 전용 47㎡ 14층 매물은 11억원, 전용 115㎡ 4층 매물은 23억원에 나와있다. 각각 지난달 10억3000만원(10층), 지난 3월 20억3000만원(9층)에 거래된 면적이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지난 4월 9억4000만원까지 가격이 떨어진 뒤 재건축 기대감에 한 달 만에 1억원 가까이 호가가 오른 것이다.
적정성 심사를 통과하면서 호가는 더욱 오를 전망이다. 재건축이 확정된 '성산시영'은 지난달 20일 전용 59㎡가 10억원(9층)에 거래되며 신고가를 썼다. 현재 호가는 11억~11억5000만원으로 조만간 최고가(10억9000만원)을 경신할 전망이다.
한편 다른 목동 신시가지 단지들도 재건축 추진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양천구청에 따르면 지난 3월 정밀안전진단을 통과한 9단지는 현재 안전진단 적정성 심사 결과를 기다리고 있다. 지난 4일 정밀안전진단을 통과한 5단지도 조만간 안전진단 적정성 심사를 신청할 예정이다. 1·11·13·14단지는 정밀안전진단 용역을 진행 중이고 4·7단지는 정밀안전진단 용역을 위한 계약을 맺고 있다.
목동6단지를 시작으로 목동신시가지 재건축이 본격화 될 경우, 상승 반전한 서울 집값 상승의 진원지로 작용할 것이란 관측이 많다. 코로나19 여파로 한동안 내림세를 보이던 서울 집값은 지난 8일 기준 전주 대비 0.02% 오르며 두달여 만에 상승 전환한 상태다. 기준 금리 인하와 GBC 착공 등 개발 호재 영향으로 강남권 급매물이 소진되고 매수세가 유입된 때문으로 분석된다. 목동5단지 정밀안전진단 통과 소식에 양천구도 매수세가 유입되며 0.02% 올랐다.
이런 가운데 부동산 가격 상승에 민감한 현 정부의 대응이 주목된다. 재건축이 확정되면서 집주인들의 기대감으로 호가는 올라가겠지만 대출 등 각종 규제 때문에 거래가 활성화되기는 어려울 것이라는 관측도 있다. 더구나 강남권 위주로 서울 집값이 다시 오르자 정부가 추가 대책을 예고해 놓은 상태여서 눈치보기가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이와는 별도로, 6단지 재건축이 확정되면서 준공년도, 노후도 등이 유사한 나머지 단지들도 정밀안전진단 및 적정성 심사를 통과할 것이란 기대감도 높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