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클릭] 인천, 규제 '날벼락'···부동산 시장 '아비규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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쏟아지는 대출 문의에···송도 공인중개·은행 '마비'
신도시 아닌 구축도 전부 규제지역···"과도한 처사"
18일 인천 연수구 송도동 일대 공인중개사사무소로 대출 문의를 위해 많은 차들이 주차돼 있다. (사진= 박성준 기자)
18일 인천 연수구 송도동 일대 공인중개사사무소와 시중은행들은 대출 관련 문의가 쏟아지며 업무가 마비되는 모습이었다. 입주민들의 차량들이 사무소 앞 빼곡히 주차된 모습. (사진= 박성준 기자)

[서울파이낸스 박성준 기자] "일선의 혼란만 가중시킬 뿐, 정책을 써내는 사람들이 현장의 고충을 알겠습니까. 정확한 지침도 없이 실입주를 앞둔 주민들을 투기꾼으로 몰아가는 대책이 도대체 누구를 위한 정책인 것인지 모르겠습니다." (인천 연수구 송도동 40대 B씨)

정부가 투기수요를 잡기 위한 초강력 대책을 다시 한 번 꺼내든 가운데 인천 대부분의 지역이 규제 지역으로 포함됐다. 특히 그동안 투자가치가 높았던 송도·청라·논현 등은 투기과열지구까지 지정되면서 바뀐 대출 기준에 일선 현장은 마비가 됐다. 또한 일부 집값이 급등한 신도시 지역들을 제외한 구도심 지역까지 대부분 규제에 묶이면서 곳곳에서 불만이 쏟아졌다.

18일 인천 연수구 송도동을 찾은 일선 공인중개사사무소 현장은 아수라장이 따로 없었다. 지난 17일 정책이 발표되고 19일 곧바로 규제지역이 적용될 것으로 알려지면서 단 하루 새 대출 자금을 마련하기 위한 주민들의 바쁜 모습이 곳곳에서 포착됐다. 특히 이날 오후 송도동 일대 공인중개사사무소와 시중은행 영업점들은 온종일 대출 관련 문의가 끊이지 않으며 업무가 마비된 모습이었다.

당초 인천 연수구는 비규제지역으로 무주택자 기준 집값의 70%까지 주택담보대출비율(LTV)이 인정됐지만, 이번 대책 발표에서 투기과열지구로 지정되면서 40%까지 떨어지게 됐다. 송도동 평균 5억여원(전용면적 84㎡ 기준)의 집값을 마련한다고 한다면 대출 가능금액은 기존 3억5000만원에서 2억원으로 줄어들게 되고, 1억5000만원의 추가 현금이 필요하게 된 셈이다.

때문에 이날 본격적인 규제지구 지정 전으로 잔금대출을 앞둔 백여명의 입주민들이 '대출 막차'를 타기 위해 송도의 한 시중은행 지점으로 긴 대기줄을 형성하기도 했다. 여기에 '갭(gap) 투자' 방지를 위한 전세 대출 규제가 강하게 적용되면서 자신의 대출이 막힐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는 것은 물론 더욱 복잡해진 규제 내용으로 일선 현장에는 혼란이 가중됐다. 적용 시점에 대한 혼선도 빚어져 일부 사무소에서는 가계약이 진행되기도 했다.

송도동 H공인중개사사무소 관계자는 "당장 규제가 적용될 것이란 발표로 인해 현장에서는 '내 대출은 가능한가'라는 문의가 쏟아지고 있는 상황"이라면서 "투기 수요를 막겠다는 취지는 이해하지만, 유예기간없이 하루 아침에 기 대출을 해결하라고 한다면 어떻게 해결할 수 있을지 의문"이라고 말했다.

18일 인천 연수구 송도동 일대 공인중개사사무소와 시중은행들은 대출 관련 문의가 쏟아지며 업무가 마비된 모습을 보였다. 송도동 농협은행 한 지점 앞 '잔금대출 금일 접수마감'이 적힌 용지가 붙어있다. (사진= 박성준 기자)
18일 인천 연수구 송도동 일대 공인중개사사무소와 시중은행들은 대출 관련 문의가 쏟아지며 업무가 마비되는 모습이었다. 대기행렬이 이어진 송도동 농협은행 한 지점 입구에 '잔금대출 금일 접수마감'이라고 적힌 용지가 붙어있다. (사진= 박성준 기자)

인천 시민들의 불만은 신도시에서만 그치지 않았다. 지역 내에서도 송도·청라·논현 등 신도시 및 새롭게 자리한 도심들은 단기간 내 집값이 빠르게 상승하면서 규제지역에 포함될 것으로 점쳐졌다. 하지만 이들 지역을 포함한 연수·서·남구 전체가 투기과열지구로 편입되자 수년째 비슷한 집값을 맴돌고 있는 구축 주민들은 '불공정한 처사'라고 반발했다.

실제 직방에 따르면 청라동과 인접해 있는 연희동의 경우 3.3㎡당 아파트 평균 매매가격은 708만원으로 나타났다. 이는 3년 전인 2017년 7월(712만원)의 시세와 비교해도 4만원이 낮다. 반면 청라동은 올해 1월 3.3㎡당 평균 1386만원에서 이달 1597만원으로 6개월 새 무려 211만원이 뛰었다. 연희동 내 아파트들은 대부분 3억원을 넘어서지 못했지만, 이달 입주하는 청라동 '청라호수공원한신더휴'의 경우 매매가격이 6억~8억원에 형성됐다.

송도동과 논현동 역시 같은 구 내 다른 동(洞)지역과 비교해 3.3㎡당 최대 366만~715만원의 가격차를 보였다. 인천 서구에 거주하고 있는 30대 J씨는 "수도권 전역을 다 규제지역으로 묶고 대출도 나오지 않는데 누가 거래를 할 수 있겠느냐"라며 "부동산 실거주 목적의 거래도 하지 말란 소리 아니냐"라고 말했다.

강력한 부동산 규제가 적용되면서 인천 일대 부동산 시장의 타격은 불가피할 전망이다. 지난해 입주를 시작한 송도동의 한 신축 아파트 단지에서는 이날 시세 대비 15~20% 낮은 가격의 급매물이 나오기도 했다.

함영진 직방 빅데이터랩장은 "'풍선효과'가 발생한 비규제지역의 국지적 과열현상이 일부 진정될 것"이라며 "단기적으로 거래시장이 소강상태를 보이고 수요자도 관망하는 움직임을 보일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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