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권, 앞다퉈 뛰어든 퇴직연금 시장···수익률 '골머리'
은행권, 앞다퉈 뛰어든 퇴직연금 시장···수익률 '골머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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퇴직연금 조직·수수료 개편으로 고객 유치 '집중'
코로나19 여파로 퇴직연금 수익률↓
(왼쪽부터) 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은행 본점 전경 (사진=각 사)
(왼쪽부터) 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은행 본점 전경 (사진=각 사)

[서울파이낸스 김현경 기자] 지난해 시중은행들이 연금사업부 조직을 대대적으로 개편하며 퇴직연금 시장에 앞다퉈 뛰어들었지만 수익률 부진을 면치 못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24일 은행연합회에 따르면 신한·KB국민·하나·우리·NH농협은행 등 5대 은행의 올해 1분기 확정기여(DC)형 퇴직연금 평균 수익률은 0.87%로 지난해 4분기(2.35%) 대비 1.48%p 하락했다. 같은 기간 확정급여(DB)형 수익률은 1.57%로 0.09%p 떨어졌다. 개인형IRP 수익률의 경우 지난해 말 2.61%를 기록하다 올해 1분기(-0.47%) 마이너스로 전환했다.

국내 은행들이 지난해 2분기부터 퇴직연금 조직을 확대 개편하고 퇴직연금 가입자 수수료를 대폭 감면하는 등 치열한 고객 유치 경쟁을 벌였지만 정작 수익률에서 부진을 겪고 있는 것이다.

은행들은 현재까지도 퇴직연금에서 손실이 나면 수수료를 면제해주거나 수수료를 최대 70%까지 감면해주는 등의 제도를 시행하고 있다. 고객 유치 차원에서 다양한 수수료 혜택을 제공하고 있지만 수익률이 계속 떨어지면서 은행들의 고민도 깊어지는 모습이다.

퇴직연금 수익률이 올해 들어 특히 부진을 기록한 데는 코로나19 사태에 따른 경기 침체 영향이 컸다. 글로벌 증시가 전반적으로 내려앉으면서 주식, 펀드 등을 포트폴리오로 구성한 퇴직연금의 수익률도 덩달아 떨어졌다.

상대적으로 안전 자산인 예금상품 등에 투자하는 퇴직연금의 수익률도 올해 기준금리가 두 차례나 인하되면서 부진을 기록했다는 분석이다.

앞서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는 지난 3월과 5월 기준금리를 각각 0.50%p, 0.25%p 인하했고 이 영향으로 국내 은행들의 예·적금 금리가 일제히 내려갔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올해 '빅컷(기준금리 큰폭 인하)'이 두번이나 있었고 안정적인 자산으로 얘기하는 정기예금 금리도 떨어지니까 수익률 자체가 떨어질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며 "퇴직연금 수익률을 높이려면 펀드나 기타 투자상품 쪽으로 운용을 해야 하는데 코로나19로 글로벌 경기 자체가 안좋았고 증시도 급락했던 게 (수익률 악화에) 영향을 줬다"고 설명했다.

이런 가운데, 올해 퇴직연금 수익률 부진은 은행권만 겪고 있는 문제는 아니란 해석이다. 미래에셋대우·한국투자·NH투자·삼성·KB증권 등 5대 증권사의 올해 1분기 DC형 퇴직연금 평균 수익률은 -2.37%로 지난해 말 4.78%에서 7.15%p 급감했다. 같은 기간 DB형은 0.23%p 하락한 1.89%로, 개인형IRP는 6.93%p 떨어진 -2.34%로 집계됐다.

금융권 관계자는 "퇴직연금 수익률은 당분간 계속 안좋을 수밖에 없다"며 "기준금리나 시중금리가 올라가면 투자처가 많아지고 시장 흐름도 좋아져서 전체적인 퇴직연금 수익률도 올라갈 수 있지만 지금은 코로나19 재확산 조짐도 있고 좋을 상황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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