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엔 1.1% 반등할 것"
[서울파이낸스 김희정 기자] 한국은행이 올해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0.3%에 그칠 것으로 내다봤다. 역대 최저 수준이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에 따른 수요 감소로 국제유가가 급락한 것이 주된 요인으로 꼽힌다.
한은은 25일 '물가안정목표 운영상황 점검' 보고서에서 "환율과 농축수산물 가격 상승 등의 상방 요인이 있지만, 정부의 복지정책 기조와 유가 하락, 경기 둔화 영향으로 물가 하방 압력이 커질 것"이라며 이처럼 전망했다.
올해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지난해(0.4%)보다 낮아진 0.3%로 전망됐다. 한은의 물가안정목표(2.0%)를 크게 밑도는 것으로, 역대 최저 수준이다. 식료품·에너지 물가를 뺀 근원물가 상승률은 지난해 0.7%에서 올해 0.4%로 전망됐다. 다만 내년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국제유가 하락 영향이 사라지고 경기 개선, 복지정책 영향 축소 등이 더해져 올해보다 높은 1.1%에 이를 것으로 예상했다. 근원물가 상승률은 0.9%로 추정됐다.
올해 1월중 1.5%로 1%대 중반을 기록하던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5월 -0.3%까지 추락했다. 지난해 9월(-0.4%) 사상 최초로 마이너스 물가 상승률을 기록한 데 이어 8개월 만에 두 번째 마이너스를 나타낸 것이다.
한은은 코로나19 이후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크게 둔화된 데 대해 국제유가 급락을 지목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국제유가 하락은 석유류 가격에 대한 직접효과와 여타 상품·서비스의 생산비용 변화에 따른 간접효과를 통해 소비자물가 상승률을 낮추는 요인으로 작용했다. 5월 소비자물가 상승률을 품목별 회귀모형 등을 이용해 분석한 결과 국제유가 하락이 1월 대비 물가상승률을 0.9~1.0%p 정도 낮춘 것으로 나타났다.
한은은 코로나19 이후 더 긴 시계에서도 저(低)인플레이션 추세가 이어질 가능성이 큰 것으로 분석했다. △대규모 감염병 확산이나 경제위기 이후 예비적 저축 유인 증대 △부채비율 상승 등에 따른 수요 둔화 △온라인 거래 성장의 가속화 △생산의 자동화·무인화 등은 추세 인플레이션 하락요인으로 작용할 것이란 전망이다. 글로벌 유동성 누증, 글로벌 공급망 약화 등은 추세 인플레이션 상승요인으로 작용하겠으나 당분간 그 정도는 강하지 않을 것으로 평가됐다.
한은은 "앞으로 성장세 회복을 지원하고 중기적 시계에서 물가상승률이 목표수준(소비자물가상승률 2%)에서 안정될 수 있도록 통화정책을 운용해 나갈 계획"이라며 "코로나19 영향으로 국내 경제의 성장이 부진하고 수요 측면의 물가상승 압력도 낮은 수준에 머물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통화정책의 완화 기조를 유지할 것"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