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보이동권 하나라도 부여되지 않으면 절름발이 서비스"
[서울파이낸스 박시형 기자] 김태훈 레이니스트 대표가 마이데이터 산업의 발전을 위해 "현재의 상상을 뛰어넘는 과감한 정보 개방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레이니스트는 '뱅크샐러드'를 서비스하고 있다.
김 대표는 29일 서울 중구 은행회관 2층에서 열린 금융분야 마이데이터 포럼에 서비스 제공자로서 토론자로 참석해 "마이데이터는 데이터 이동권을 활용한 개인정보의 초 집합적 활용"이라며 "데이터 개방이 좀 더 디테일해졌으면 하는 바람이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일부 핀테크 업체들이 서비스 중인 대출금리 비교 서비스를 예로 들었다.
대출비교 서비스는 본인의 신용등급 등 정보로 여러 금융회사에서 받을 수 있는 대출 금리를 한 번에 보여주는 서비스다. 금리가 마음에 들면 그 자리에서 대출까지 한 번에 실행할 수 있다.
김 대표는 "대출비교 서비스는 신용정보와 대출신청서, 대출에 필요한 기타 정보를 여러 관계사들을 거치지 않고 합쳐 활용할 수 있을 때 비로소 가능한 서비스"라며 "이 중 하나라도 이동권이 부여되지 않으면 불확실한 절름발이 금융서비스가 된다"고 설명했다.
이어 생애재무설계 서비스에 대해서도 "여러 금융회사의 정보 뿐만 아니라 국세청 등 공공 정보가 합쳐졌을 때 비로소 진정한 생애재무설계가 가능해진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대형 금융사들에 대해 마이데이터 '상호주의'가 필요하다고 언급했다.
최근 카드사의 승인내역 등이 비용문제로 마이데이터 이동권에 포함되지 않을 수 있다는 우려에 김 대표는 "금융회사들도 마이데이터 사업을 한다고 했을 때 제공되지 않는 부분은 '스크린 스크래핑'을 병행해야 하는데 이 경우 기존 핀테크 사업자가 훨씬 유리할 수 있다"며 "이런 부분이 고려되지 않는 것 같아 상호주의를 강조드리고 싶다"고 말했다.
김 대표는 또 마이데이터 서비스가 좀 더 실험적인 관점에서 이뤄질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마이데이터는 금융을 넘어 전 산업에 적용가능하고, 글로벌 확산이 가능한 패러다임으로 가장 앞서나가는 정책이라고 표현할 수 있다"면서 "새로운 실험이기 때문에 여러 문제들이 발생하고 있지만 데이터 강국으로 발돋움할 수 있는 해법이라는 비전을 갖고 문제들을 좀 더 실험적으로 슬기롭게 풀어나갔으면 한다"고 말했다.
이 같은 실험들이 공적 활용과 통제권에 기반해 이뤄져야 한다는 대원칙의 중요성도 강조했다.
김 대표는 "워킹그룹을 하다보면 개인을 대변하는 사람들이 없어지는 일들이 벌어진다"며 "이상적인 얘기로 보여질 수 있지만 앞으로 데이터 연결을 존속할 수 있는 가장 중요한 개념"이라고 지적했다. 마이데이터 사업자들이 사업에만 골몰한 나머지 개인정보 보호에 대해 놓칠 수 있다는 의미다.
그는 "데이터 이동 로그를 확인해 책임을 명확하게 하기 위한 데이터 영수증을 도입한다거나 원본데이터 유출의 가능성을 최소화 하기 위해 데이터 거래소의 역할을 고민하는 등의 노력이 필요하다"며 "개인정보의 삭제권도 고객 관점에서 좀 더 쉽게 적용할 수 있는 방법은 없는지 논의가 이뤄저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