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파이낸스 박성준 기자]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이 문재인 정부의 다주택 보유 청와대 참모들을 즉시 교체할 것을 주장하고 나섰다. 청와대가 올해 초 다주택자의 주택 매각을 권고했지만 여전히 주택처분 현황조차 공개하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또한 부동산 투기를 근절시킬 수 있는 대책을 내놓을 것을 촉구했다.
경실련은 1일 청와대 분수광장 앞에서 '청와대 다주택 공직자 즉시 교체 촉구' 기자회견을 개최했다. 경실련은 "대통령이 2020년 신년사에서 '집값을 취임 초기 수준으로 되돌려놓겠다', '경기 부양을 위해 부동산정책을 쓰지 않겠다'라고 말했다"며 "지금이라도 약속이행의 의지가 있다면 당장 청와대 참모의 부동산 보유 실태 등을 점검하고 즉각 교체하라"고 주장했다.
앞서 경실련에서 지난해 12월 대통령 참모들의 부동산 재산을 분석한 결과, 다주택자는 37%였고, 아파트·오피스텔 재산만 문재인 정부 이후 평균 3억2000만원(40%) 이상 뛰었다. 상위 10명은 평균 10억원(57%) 뛴 것으로 조사됐다. 이에 당시 노영민 대통령 비서실장은 참모진 다주택자의 매각을 권고한 바 있다.
그러나 권고 이후 6개월이 지난 이후에도 청와대는 다주택자의 주택처분 현황조차 공개하지 않았고, 대부분 주택을 처분하지 않았다고 경실련은 비판했다. 경실련은 "지난 6월3일 청와대 비서실에 다주택 처분이행 실태 공개를 요청했으나, 한 달이 경과한 지금까지 여전히 자료를 공개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게다가 이미 공개된 청와대 재산공개 내용에 따르면 여전히 다주택자가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경실련이 올해 3월에서 6월까지 공개된 청와대 공직자 재산을 분석한 결과, 수도권 내 2채 이상 주택을 보유한 고위공직자는 8명이었고, 총 17개를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지방까지 확대할 경우 10명이 23채를 보유하는 등 공개대상 64명 가운데 28%(18명)이 다주택자로 조사된 것이다.
경실련은 "다주택 보유 국민에게는 집을 팔라고 말했던 청와대가 정작 본인들이 다주택을 보유했으며, 전직 대변인은 거액을 빌려 재개발 구역에 집을 샀다"면서 "청와대가 다주택자 투기자를 고위공직자로 임명한다면 집값을 잡을 의지가 없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경실련에 따르면 현재 수도권 내 2주택 이상 보유한 고위공직자는 △김조원 민정수석비서관 △김거성 시민사회수석비서관 △이호승 경제수석비서관 △여현호 국정홍보비서관 △김애경 해외언론비서관 △강문대 사회조정비서관 △유송화 전 춘추관장 △강민석 등으로 나타났다. 이들이 보유한 아파트 등은 2017년 5월 기준 94억3000만원에서 지난달 152억7000만원으로 상승했으며, 1인당 평균 7억3000만원, 증가율은 62%에 달했다.
경실련은 "부동산이 많고 여러 채의 주택을 보유한 공직자에 의해 결정되는 정책들은 집 없는 서민의 청년 등을 위한 정책일 가능성이 없다"라면서 "심각성을 외면한 채 엉뚱한 통계로 국민을 우롱하는 현실을 전환하기 위해서는 투기 근절이 시급하다"고 강조했다.
이어 "공공은 물론 민간까지 분양원가를 상세하게 공개해 인터넷에 상세계약 내용을 상시 공개하고, 민간과 공공 원가공개로 바가지 분양을 막아야 한다"면서 "선분양 아파트 예외없이 분양가상한제 적용, 시세의 45% 수준의 토지와 건물 공시가 2배 인상 등의 조치와 함께 투기 대상으로 만들어진 관련 법과 정책을 원점에서 재검토해야 한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