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반기 경상수지 191.7억달러 8년 만에 '최소'···전망치는 상회
상반기 경상수지 191.7억달러 8년 만에 '최소'···전망치는 상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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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월 경상수지 흑자 68억8000만달러 8개월만에 최대
美·中 수출 개선되면서 7월에도 흑자 기조 유지 전망
박양수 한국은행 경제통계국장이 6일 오전 서울 중구 한국은행에서 2020년 6월 국제수지(잠정)의 주요 특징을 설명하고 있다. (사진=한국은행)
박양수 한국은행 경제통계국장이 6일 오전 서울 중구 한국은행에서 2020년 6월 국제수지(잠정)의 주요 특징을 설명하고 있다. (사진=한국은행)

[서울파이낸스 김희정 기자] 올해 상반기 경상수지 흑자 규모가 8년 만에 가장 적은 수준으로 쪼그라들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충격에 수출이 10%대 감소하면서 상품수지 흑자 규모가 크게 위축된 영향이다. 다만 6월 경상수지 흑자 규모는 8개월 만에 최대 흑자를 냈다. 코로나19가 집중된 4~5월 충격이 다소 개선되는 모습이다. 

6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국제수지 잠정치 통계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기준 경상수지는 191억7000만달러를 나타냈다. 지난해 상반기(226억3000만달러)보다 약 34억6000만달러 15.3% 감소한 수치로 지난 2012년 상반기(96억5000만달러) 이후 8년 만에 흑자폭이 가장 적었다. 2012년은 유럽 재정위기를 겪은 해다. 다만 삼성전자 등이 해외 스마트폰 점유율을 늘리며 경상수지가 한 단계 점프한 해로, 그 이후 연간 700~1000억달러를 웃도는 경상흑자가 나타났다. 

올 상반기 상품수지는 240억달러 흑자로 지난 2013년 상반기(337억3000만달러) 이후 가장 적은 규모의 흑자를 보였다. 수출은 상반기 2419억3000만달러로 지난해 같은기간 대비 13.1% 감소했다. 세계 교역 부진에 따른 전 지역에 대한 수출 감소 및 석유제품, 승용차 및 자동차 부품 등을 중심으로 한 수출 부진이 영향을 미쳤다고 한은은 설명했다. 수입도 2179억4000만달러로 전년동기대비 9.8% 줄었다. 유가 하락에 따른 원자재 중심 수입 감소가 주된 원인으로 분석됐다. 올해 상반기 원유도입단가는 배럴당 48.0달러로 지난해 상반기(66.5달러) 대비 27.7% 하락했다.

상반기 서비스수지는 84억1000만달러 적자를 냈지만 지난 2016년 상반기(77억9000만달러 적자) 이후 가장 적은 수준의 적자를 기록했다. 운송수지 적자(2억3000만달러)가 전년 대비 6억7000만달러 줄었다. 여행수지 적자는 31억달러로, 2014년 하반기(-22억달러) 이후 적자 규모가 가장 작았다. 코로나19로 하늘길이 막혀 국가간 이동이 크게 위축된 가운데 해외로 나가는 사람이 크게 줄어든 결과다. 임금·배당·이자 등의 유출입을 나타내는 본원소득수지는 38억9000만달러 흑자로, 전년 동기 대비 흑자 폭이 31억9000만달러 확대됐다.

서비스 수지 개선세에 힙입어 상반기 경상수지는 한은 전망치(170억달러)를 20억달러가량 웃돌았다. 박양수 한은 경제통계국장은 "전월과 비교하면 5∼7월 수출이 계속 늘면서 점차 개선되고 있어서 7월에도 경상수지 흑자 기조를 유지할 것"이라며 "코로나19 불확실성, 미중 무역갈등 등 리스크가 남아있지만, 연간 전망치(570억달러 흑자) 정도는 흑자가 나오지 않을까 싶다. 불안감의 터널은 벗어나고 있다"고 말했다.

올해 상반기 경상수지 흑자 규모가 8년 만에 가장 적은 수준으로 쪼그라들었다.  사진은 부산항 감만부두. (사진=연합뉴스)
올해 상반기 경상수지 흑자 규모가 8년 만에 가장 적은 수준으로 쪼그라들었다. 사진은 부산항 감만부두. (사진=연합뉴스)

월별 경상수지 흐름에서도 코로나19 그림자가 옅어지고 있다. 경상수지 흑자 규모는 68억8000만달러를 기록했다. 지난 4월 33억3000만달러 적자를 냈다가 5월 22억9000만달러 흑자로 돌아선 뒤 두달째 흑자 기록을 이어간 것이다. 작년 10월(78억3000만달러) 이후 8개월만에 최대 규모이기도 하다. 

전체 상품수지는 58억7000만달러 흑자로 지난해 6월(62억7000만달러)보다 4억달러(6.37%) 감소했다. 다만 수출 하락폭이 줄어들고 있다는 점이 향후 회복세를 시사한다. 6월 수출은 400억2000만달러로 전년동월대비 9.3% 감소하며 4개월 연속 줄었다. 하지만 하락폭이 지난 5월 28.2%에서 크게 줄고 있다. 중국 수출이 증가 전환한 영향이다. 전년동월과 비교한 대(對)중국 통관수출은 5월 -2.5%에서 9.6%로 증가 전환했다. 

수입은 341억5000만달러로 9.8% 줄면서 수출과 마찬가지로 4개월 연속 감소했다. 통관 기준으로 6월 수출은 392억3000만달러로, 1년 전보다 10.9% 감소했다. 석유제품(-46.9%), 승용차·부품(-36.6%)을 중심으로 감소했으나 정보통신기기(21.8%) 등은 증가했다. 통관 기준 6월 수입(356억달러)은 11.2% 감소했다. 원자재 수입이 31.3% 줄었지만, 소비재(10.1%), 자본재(10.0%) 수입이 늘었다.

박 국장은 "반도체와 석유류 등의 수출단가가 하락했지만 대중국 수출이 증가 전환하는 등 전년동월대비 감소세가 완화했다"며 "7월에는 통관기준 대미 수출도 증가 전환한 만큼 빠르게 회복세를 보이면서 경상수지 흑자기조는 유지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서비스수지는 12억6000만달러 적자로 집계됐다. 지난해 6월(-21억4000만달러)과 비교하면 적자 폭이 축소됐다. 여행수지가 지난해 6월 21억4000만달러 적자에서 올해 6월 4억2000만달러 적자로 개선됐다. 같은기간 여행수입은 15억5000만달러에서 4억2000만달러로 감소했다. 입국자수가 전년동월대비 약 90.0% 감소한 여파다. 여행지급은 26억8000만달러에서 8억4000만달러로 감소세가 이어졌다. 일본행 출국자수가 전년동월(61만2000명)과 비교해 100명 수준으로 뚝 떨어졌다. 

본원소득수지 흑자는 지난해 6월 20억7000만달러에서 올해 6월 17억4000만달러로 감소했다. 배당소득수지(6억1000만달러)는 1년 새 흑자가 5억4000만달러 줄었다. 이전소득수지는 5억3000만달러 흑자로, 올해 2월 이후 넉 달 만에 흑자 전환했다. 자본 유출입을 나타내는 금융계정 순자산(자산-부채)은 6월 중 71억5000만달러 늘었다.

표=한국은행
표=한국은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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