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기차 배터리 개발·소셜벤처 협업·친환경 캠페인
기술 개발로 환경 부정 영향 사업 개선 노력 지속
[서울파이낸스 박시형 기자] "본질적인 변화가 없으면 생존과 성장을 위한 리소스 마련에 어려움을 겪을 수밖에 없다. 시간 또한 많지 않다. 기존의 성장 방식과 업의 한계를 모두 극복하고 뛰어넘는 딥 체인지를 할 수 밖에 없다"
SK이노베이션의 대표, 김준 총괄사장의 고민이다. 김 대표는 최근 개제한 칼럼에서 "석유화학 기업의 한계인 그린, 즉 환경을 어떻게 성장 비전으로 만들것인가 늘 고민이다"라고 설명했다.
1987년 SK이노베이션의 전신인 유공에 입사해 글로벌 에너지·화학기업으로 성장하는 역사를 만들어온 김 총괄사장으로서는 달갑지 않은 문제임에도 이를 직시하고 있었다.
그는 석유화학사업을 당장 줄이기보다 플러스 요인인 '친환경 밸류체인'을 구축하고 성장하는데서 대안을 찾아냈다. 바로 '그린 밸런스 2030' 이다. 직면하고 있는 '그린' 이슈를 무서워하지 않고 혁신 모멘텀으로 이용해 2030년까지 밸런스를 맞추겠다는 것이다.
대표적인 사례가 전기차의 배터리와 소재 사업에 대한 지속·과감한 투자다. SK이노베이션은 전기차 배터리 업계에서는 후발주자지만 김 총괄사장 취임 이후 글로벌 생산 거점을 확대하고 생산량을 빠르게 늘려가고 있다. 올해 4월에는 미국 조지아에 11.7GWh 규모의 제2공장을 짓기로 결정했다.
이로 인해 SK이노베이션의 전기차 배터리 사용량은 지난해 3월 글로벌 16위에서 1년만인 지난 3월 7위로 점프했고, 지난 6월에는 한단계 더 올라선 6위를 기록했다.
김 총괄사장은 여기에 그치지 않고 전기차 배터리 분야의 글로벌 톱 3, 소재분야의 글로벌 넘버 1을 목표로 하고 있다. 또 배터리 수리, 대여, 재사용, 재활용과 함께 ESS 사업과 연계한 토탈 에너지 솔루션 제공자로 진화한다는 계획을 세웠다.
김 총괄사장의 그린밸런스 2030은 배터리에 국한되지 않는다. 지난해부터 시작한 'SV2 임팩트 파트너링' 프로그램을 통해 친환경 소셜벤처와 협업, 환경분야의 사회적 가치를 창출한다.
올해 시즌2에서는 SK이노베이션 구성원 1000여명이 자발적으로 참여해 약 27억원의 투자금을 모았고 △냉장트럭 공회전 방지 배터리 시스템 개발사 '소무나' △이동형 플라스틱 열분해 장비 개발사 '에코인 에너지' △해양유류방제 로봇 개발사 '쉐코' 등 3개 소셜벤처의 성장재원으로 활용할 예정이다.
보는 것만으로도 친환경 활동에 참여할 수 있는 '절전모드 캠페인'도 선보였다. 검은색 바탕화면에 선으로만 구성된 전기차배터리, 친환경 엔진오일, 고기능성 친환경 포장소재, 친환경 에너지 플랫폼 등이 표현된다. 국가공인시험기관인 ㈜HCT에 실험을 의뢰한 결과, 일반모드 대비 전력 소비량이 30% 감소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김 총괄사장은 환경 관점에서 마이너스인 요인도 줄일 방침이다. 올해 4월부터 경질유와 저유황유를 생산하는 VRDS(Vacuum Residue Desulfurization)가 본격적으로 양산을 시작했고, 사업장에서는 공정개선, 온실가스 감축, 수처리 등 환경문제를 위한 기술을 계속 발굴하고 있다.
최근에는 폐플라스틱을 분해해서 원료를 뽑아내 공정에 다시 투입, 플라스틱 원료로 만드는 기술도 협력해 준비중이다.
김준 총괄 사장은 "그린 밸런스 2030은 SK이노베이션이 추구 가치인 비전이자 만들어가야 할 새로운 정체성(New Identity)"이라며 "혁신의 DNA를 바탕으로 2030년 그린 밸런스 회사로 새롭게 거듭나고 고객과 사회 모두의 행복을 만드는 회사가 되어있을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