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음달 법정관리 신청 예상···운항재개 목표
[서울파이낸스 주진희 기자] 제주항공과의 인수·합병(M&A) 불발 이후 무산 위기에 처했던 이스타항공이 재매각 작업에 속도를 내고 있다.
1일 항공업계에 따르면 이스타항공은 매각주관사 3곳과 함께 재매각을 위한 실사를 끝내고 이번 주 중으로 예비 투자자들에게 투자의향서를 발송할 예정이다.
이스타항공 인수에 관심을 보이는 예비 투자자들은 대형펀드 6곳, 기업 4곳 등 총 10곳으로 알려졌다. 이스타항공 관계자는 "현재 실사가 끝나고 자료를 취합하는 마무리 단계고, 실사보고서가 나오면 이를 토대로 관심있는 업체들한테 의향서를 보낼 것"이라며 "위 10곳 모두 먼저 인수에 참여하고 싶다고 의향을 내비쳤다"고 말했다.
앞서 이스타항공은 지난달 18일 딜로이트안진 회계법인과 법무법인 율촌, 흥국증권을 매각 주관사로 선정한 뒤 28일, 이들 3곳과 킥오프 회의를 열고 향후 재매각 관련 일정과 진행상황 등을 공유 및 점검했다. 매각 주관사 3곳은 지난해 제일병원 회생 건을 맡아 부지 매각과 DIP(회생 기업에 대한 대출) 금융약정을 통해 경영권 정상화 방안을 모색한 바 있다.
이스타항공은 투자의향서 발송 이후 우선협상대상자를 선정하고 양해각서(MOU)를 체결한 뒤 이르면 9월 말이나 10월 초쯤 법정관리(회생절차)에 돌입할 방침이다. 매출이 없는 상태에서 법정관리에 들어가면 회생보다는 청산 절차로 이어질 확률이 높기 때문이다. 이후 11월 초 국내선 운항 재개에 나설 계획이다.
다만, 현재 이스타항공은 지난 3월부터 국내선과 국제선 모두 운항을 중단하는 '셧다운(Shutdown)'을 7개월가량 지속함에 따라 항공운항증명(AOC) 효력이 정지된 상태다. 이를 재개하려면 국토교통부에 최소 3주 전 갱신을 요청해야만 하고, 조업료와 정유비 등 최소 200억원의 자금이 필요하다.
이 관계자는 "법정관리 절차에 돌입한 후 운항을 재개하는 데 필요한 자금은 DIP 파이낸싱(회생 기업에 대한 대출) 등 신규자금 지원을 통해 조달, AOC를 회복한 뒤 최대한 11월로 시기를 맞춰 국내선 운항 재개에 나설 것"이라며 "이처럼 상황이 좋지 않은 데다 예비 투자자들도 전원 조직슬림화를 원하고 있어 어쩔 수 없이 대규모 인력감축을 실시하게 됐다"고 말했다.
한편, 이스타항공이 지난달 31일까지 정규직 직원을 대상으로 진행한 희망퇴직 접수에는 총 91명이 신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에게는 체불임금 우선 변제와 통상임금 1개월분의 위로금 지급, 경영 정상화 시 100% 우선 재고용이 뒤따른다. 이에 따라 남은 600여 명은 정리해고될 예정이다. 해당 명단은 이달 7일에 통보되고, 10월 6일자로 해고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