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권, 코로나發 불투명한 채용시장···비대면 채용도 '막막'
은행권, 코로나發 불투명한 채용시장···비대면 채용도 '막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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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중은행, 채용일정·규모 '고심'···예년 보다 늦어져
일부 수시채용 비대면으로···대규모 공채는 먼 얘기
금융권 공동 채용박람회장에 참석한 취업준비생들 (사진=은행연합회)
지난해 열린 금융권 공동 채용박람회장에 참석한 취업준비생들 (사진=은행연합회)

[서울파이낸스 김현경 기자] 코로나19 사태가 장기화 국면으로 접어들면서 하반기 채용을 앞둔 은행들의 고민도 깊어지고 있다. 각 은행별 채용 접수 인원만 매년 수만명에 달해 코로나19 감염 우려도 큰 상황이다. 매년 이맘때쯤 채용 공고를 냈던 은행들은 현재까지 구체적인 채용 일정과 규모를 확정하지 못했다.

1일 금융권에 따르면 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은행 등 주요 시중은행들은 하반기 공개채용 계획을 마련하지 못했다. 코로나19 확진자수가 가파르게 증가하면서 채용 과정에서 발생할 수 있는 '집담감염' 사태를 우려하고 있어서다.

시중은행들은 매년 9월 초부터 차례로 채용 계획을 발표해왔다. 지난해의 경우 KB국민은행과 우리은행이 9월 2일 채용 계획을 발표했으며 신한은행이 18일, NH농협은행이 25일에 각각 채용 일정을 공고했었다.

공식 채용 공고 전에도 대략적인 채용 일정과 규모를 가늠해볼 수 있었던 지난해와 달리 올해는 채용 윤곽조차 나오지 않고 있다.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채용 계획을 수립 중이긴 한데 대규모 면접도 봐야하기 때문에 코로나 상황을 일단 지켜볼 수밖에 없다"며 "코로나 때문에 채용 규모도 지난해와 비슷하게 갈 수 있을지 현재로선 전혀 알 수가 없다"고 말했다.

또다른 은행 관계자는 "얼마 전 주택금융공사 채용 때 시험장에서 코로나 확진자가 나와서 난리가 났었는데 은행들도 이런 상황을 우려하고 있다"며 "섣불리 채용을 할 수 없는 상황"이라고 귀띔했다.

일부 은행들 중에선 온라인 시험, 인공지능(AI) 면접 등 비대면 방식의 채용을 대안으로 제시하기도 한다. 실제 지난 6월 KB국민은행은 IT·데이터 부문 수시채용에 온라인 필기·면접 시험을 도입하기도 했다. 카카오뱅크도 지난 2월부터 일부 수시채용에 비대면 면접을 도입하고 있다. 다음달 진행할 예정인 경력 개발자 공채 면접시험도 비대면으로 진행할지 현재 검토중이다.

하지만 규모가 작은 수시채용과 달리 수만명의 채용자가 몰리는 공개채용을 전면 비대면으로 진행하기엔 무리가 있다는 게 업계의 중론이다. 채용자들이 동시에 온라인 시험장에 접속할 수 있도록 IT 인프라를 갖춰야 하는 것은 물론 채용 과정에서 발생한 서버 오류 등의 문제도 고려해야 한다. 온라인 시험에 따른 부정행위 등의 리스크도 부담이다.

금융권 관계자는 "한번도 채용을 비대면으로 진행해본 적이 없기 때문에 기술적인 문제를 포함해 모든 부분을 고려해야 한다는 부담이 있다"며 "특히, 채용에서 문제가 발생하면 수습이 쉽지 않기 때문에 조심스럽게 접근할 수밖에 없다"고 전했다.

이런 상황이다 보니 지난달 26~28일 진행됐던 금융권 공동 채용박람회도 큰 주목을 받지 못했다. 특히, 박람회에 참가한 은행들은 비대면 면접을 통해 우수한 성적을 받은 면접자에게 하반기 공채시 1차 서류전형 면제 혜택을 주기로 했지만 미뤄지고 있는 채용 일정 탓에 은행들은 물론 구직자들의 불안감도 덩달아 커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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