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파이낸스 남궁영진 기자] 뉴욕증시에서 주요 지수가 하락 마감했다. 연방준비제도(Fed·연준)에 대한 실망감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 관련 불확실성 등에 투자심리가 위축됐다.
17일(이하 미 동부 시각)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다우존스 30 산업평균지수는 전장보다 130.40p(0.47%) 하락한 2만7901.98에 거래를 마쳤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 지수는 전장보다 28.48p(0.84%) 내린 3357.01에, 나스닥 지수는 140.19p(1.27%) 내린 1만910.28에 장을 마감했다.
시장은 전일 종료된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영향과 코로나19 백신 관련 소식, 주요 경제 지표 등을 주시했다.
연준이 장기간 저금리를 유지하겠다는 방침을 명확히 했지만, 시장에서는 기대보다 부족했다는 평가가 우위다. 자산매입 규모 확대나 구성의 변화 등 더 적극적인 조치를 하지 않은 데 대한 실망감이 부상했다.
연준이 물가 과열을 용인할 '일정 기간'이나 '완만함'의 정도에 대해 구체적인 언급을 하지 않은 점도 실망스러운 요인으로 꼽힌다.
여기에 코로나19 백신의 보편적인 보급 시기에 대한 논란도 커지면서 투자자들을 불안하게 만들었다. 로버트 레드필드 미 질병통제예방센터(CDC) 국장은 대중들이 일반적으로 백신을 이용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이는 시점에 대해 내년 2분기 후반 혹은 3분기를 예상했다.
하지만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백신이 이르면 다음 달에도 승인될 수 있고, 즉시 대중에 보급될 것이라고 반박했다.
모더나의 최고경영자(CEO)는 이날 CNBC와 인터뷰에서 올해 11월에 백신의 효과를 확인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10월에도 백신 효과 확인이 가능할 수도 있지만, 가능성은 크지 않다고 봤다.
미국의 신규 부양책을 둘러싼 불확실성도 아직 크다. 트럼프 대통령은 전일 공화당이 부양책 규모를 증액할 것을 촉구했다. 월스트리트저널 등 주요 외신들은 하지만 대통령의 이런 제안에 대해 일부 공화당 의원들이 냉담한 반응을 보인다고 전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전일 회견에서 "일부 공화당 의원들이 동의하지 않지만, 설득할 수 있을 것"이라면서 "사람들이 돈을 받는 것을 보고 싶다"고 말했다.
래리 커들로 백악관 국가경제위원회(NEC) 위원장은 "1조5000억 달러의 패키지가 가능한 범위 내에 있다"고 말했다.
중국 바이트댄스의 틱톡 매각과 관련해서는 기대가 유지되는 상황이다. 주요 외신은 바이트댄스가 오라클과 함께 틱톡 미국 사업 등을 담당하는 '글로벌 틱톡'을 세워 미국 증시에 상장하는 방식을 추진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오라클의 지분은 약 20% 정도로 예상되지만, 월마트도 지분을 획득하고, 바이트댄스에 대한 기존 투자자인 제너럴 애틀랜틱 등도 지분을 살 경우 미국 측의 지분이 절반을 넘길 수 있다는 전망도 나왔다.
다만 트럼프 대통령이 이를 최종 승인할 것인지는 여전히 불분명하다. 마크 메도스 백악관 비서실장은 바이트댄스가 지배적으로 틱톡을 운영하는 방식은 대통령의 당초 의도에 부합하지 않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CNBC는 트럼프 대통령이 24~36시간 안에 최종 결정을 할 것이라고 보도했다.
미국의 주간 실업 지표는 시장에 뚜렷한 방향성을 제공하지 못했다. 노동부는 지난주 실업보험청구자수가 전주보다 3만3000명 줄어든 86만 명(계절 조정치)을 기록했다고 발표했다. 저널이 집계한 예상치 87만5000명보다 소폭 적었다.
지난 5일로 끝난 주간까지 일주일 이상 연속으로 실업보험을 청구한 사람의 수는 91만6000명 줄어든 1262만8000명을 기록했다. 예상보다는 다소 양호했지만, 여전히 대규모 실업이 지속하고 있다는 우려도 불거졌다.
이날 종목별로는 애플 주가가 1.6% 하락하고, 페이스북 주가는 3.3% 내리는 등 기술주 전반이 불안했다. 테슬라는 4.1% 이상 하락했다. 업종별로는 커뮤니케이션이 1.84% 내렸고, 기술주는 0.84% 하락했다. 산업주는 0.23% 올랐다.
뉴욕증시 전문가들은 연준이 더 적극적일 필요가 있었다고 지적했다.
시카고옵션거래소(CBOE)에서 변동성지수(VIX)는 전 거래일보다 1.61% 상승한 25.46을 기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