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파이낸스 김현경 기자] GC녹십자가 국내외에서 코로나19 혈장치료제 개발에 속도를 내고 있다. 해외에서는 다국적 제약사들과 꾸린 연합체를 통해 임상 3상 시험에 곧바로 들어갔다.
21일 제약업계에 따르면 GC녹십자는 지난 주말 사이 국내에서 코로나19 혈장치료제의 임상 2상 시험에 참여한 첫 환자에 약물을 투여했다. 임상 승인이 떨어진 지 한달 만이다. 첫 투여는 중앙대병원에서 이뤄졌다.
GC녹십자는 지난달 20일 식품의약품안전처로부터 코로나19 혈장치료제 GC5131 임상 2상을 승인받은 뒤 환자 대상 투약을 준비해왔다. GC녹십자 관계자는 "일정이 다소 밀려 이번 주 안에 첫 환자가 나올 것으로 예상했으나, 지난 주말 첫 환자를 등록해 투여했다"며 "이날 새벽 환자에게 투여됐다는 내용을 통보받았다"고 말했다.
임상 2상 시험은 삼성서울병원, 서울아산병원, 중앙대병원, 고대안산병원, 충남대병원, 세브란스병원에서 시행된다. 대상은 폐렴을 동반하거나 고령 및 기저질환이 있는 고위험군 코로나19 환자 60명이다.
해외에서는 GC녹십자가 참여한 코로나19 혈장치료제 개발 얼라이언스(CoVIg-19 Plasma Alliance)가 이달 중에 임상 3상을 시작할 예정이다. 얼라이언스에는 GC녹십자 외에 BPL, CSL, 다케다(Takeda), 바이오테스트(Biotest), 옥타파마(Octapharma) 등의 글로벌 혈액제제 기업이 참여하고 있다.
임상 1상만 면제한 국내와 달리 해외에서는 임상 1, 2상이 모두 불필요하다고 판단돼 3상부터 시행하기로 했다. 임상 3상은 미국국립보건원(NIH) 산하 국립알레르기전염병연구소(NIAID)가 주도하기로 했다. 미국, 아르헨티나, 덴마크, 영국 등에서 500명의 코로나19 환자에 투여할 예정이다.
해외에서 임상 3상에 돌입하는 코로나19 혈장치료제는 국내에서 GC녹십자가 임상 2상을 하는 혈장치료제와 동일한 방식으로 개발된 면역글로불린 제제다. 다만 완치자 혈장을 어디서 확보했느냐에만 차이가 난다.
같은 혈장치료제라고 해도 별도의 임상시험이기에 해외에서의 개발이 국내에 영향을 주지는 않는다. 국내 코로나19 혈장치료제는 GC녹십자에서 임상을 마친 뒤 공급할 예정이다.
GC녹십자 관계자는 "글로벌 임상과 국내 임상은 별도지만, 같은 치료제인 만큼 글로벌에서 효과가 입증되면 국내 임상시험에도 속도를 낼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