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파이낸스 주진희 기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가 좀처럼 소강국면에 접어들지 못하면서 불황을 겪고 있는 항공사들의 휴직기간도 길어지고 있다.
14일 항공업계에 따르면 대한항공은 코로나19 장기화로 올해 4월부터 시행한 국내 직원 순환 유급휴직을 두달 연장키로 했다.
당초 대한항공은 코로나19로 인한 경영 악화에 따라 지난 4월 15일부터 이달 15일까지 직원 순환휴직을 시행하기로 했다. 그러나 코로나19 확산이 지속되자 연장키로 결정, 오는 12월 15일까지 순환휴직을 이어간다.
이번 순환 휴직도 이전처럼 부서별로 필수 인력을 제외한 여유 인력이 모두 휴업을 하는 것을 원칙으로 했다. 직원 휴업 규모는 전 국내 직원 1만8000여 명 가운데 70%가량인 1만2600여 명 수준이다.
대한항공 유급휴직자는 정부의 고용유지지원금(월 최대 198만원)을 받을 수 있다. 정부는 연 최대 240일간 유급휴직 고용유지지원금을 지원한다.
무급휴직과 유급휴직을 병행하고 있는 아시아나항공의 경우 내달 초 유급휴직 지원기간을 모두 채워 대다수의 직원이 무급휴직에 돌입할 것으로 보인다. 현재 아시아나항공 휴직자는 전 직원 9000여 명 가운데 70% 수준이다.
저비용항공사(LCC) 업계의 상황은 더 심각하다. 대형항공사(FSC)의 경우 교민수송, 미주 등 일부 장거리 노선과 화물운송 사업으로 그나마 타격을 최소화하고 있지만 LCC들은 여건이 되지 않을 뿐더러 이달 말이면 대부분 정부 유급휴직 지원 기간을 채워 지원이 불가하다.
제주항공과 진에어, 티웨이항공, 에어부산, 에어서울, 플라이강원은 유급지원 종료 후 12월 말까지 무급휴직을 시행할 방침이다. 이들은 무급휴직 신청서를 지방고용노동관서에 제출했다.
문제는 코로나19 잠식시기를 예측할 수 없다는 것이다.
항공업계 관계자는 "안정화에 접어들려면 최소 2년이라는 전망이 다분한 가운데 그때까지 생존할 수 있는 여건을 갖춘 항공사들은 아마 없을 것"이라며 "그렇게되면 대규모 구조조정을 피하지 못할 것임을 모두들 예상하고 있다"고 말했다.
일부 항공사들은 기간산업안정기금(이하 기안기금)을 신청할 계획이다. 그러나 지원 대상이 총차입금 5000억원 이상, 근로자 수 300명 이상 기업이라 제주항공과 에어부산을 제외한 대부분의 LCC들은 대상에서 제외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