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울림 광장' 등 공연무대·휴식공간 조성
[서울파이낸스 박성준 기자] 공공역사임에도 백화점, 영화관 등 상업공간이 전체 연면적의 절반 이상을 차지하고 있는 '영등포역'이 오는 2022년 공공성이 강화된 시민 공간으로 탈바꿈한다.
서울시는 영등포구, 국가철도공단, 롯데역사와 '영등포역 공공성 강화를 위한 업무협약(MOU)'을 체결하고 주요 기본구상을 16일 발표했다.
영등포역은 지난 1890년대 경인선·경부선 개통 이후 철도교통, 산업화의 중심지였고 1990년대 우리나라 최초의 민자역사로 개발되면서 상업 중심지로 변화했다. 그동안 민자역사를 개발한 롯데역사가 임시사용허가를 받아 영업을 이어갔으며 지난 2018년 1월 국가로 다시 귀속되면서 공공역사 지위를 확보했지만 여전히 상업공간으로서 활용되고 있는 실정이었다.
이번 협약에 따라 시는 행·재정적 지원을 하고, 영등포구는 공사 시행, 공사기간 안전관리 담당, 조성 공간 운영·유지 관리를 맡는다. 롯데역사는 사업공간을 무상으로 제공하고 준공 이후 안전·유지 관리를 담당한다. 국가철도공간은 시설물 설치와 사용 공간을 무상 지원한다.
영등포역 전면(북측)의 4375㎡ 공간은 현재 역사로 진입하기 위한 보행용도로만 사용되고 있는 가운데 재생을 통해 시민들이 휴식을 취하고 문화공간으로서 향유할 수 있는 '어울림 광장'으로 재탄생한다. 광장 중앙엔 다양한 문화공연이 열리는 '스탠딩 무대'를 만들고 역사로 진입하기 위한 중앙 계단에는 공연을 관람할 때 의자로도 사용할 수 있도록 폭을 넓혀 리모델링한다. 이외에도 벤치가 설치되고 나무도 식재된다.
후문(남측) 앞 보행공간(6676㎡)에는 일정하지 않았던 보도폭을 통일하고, 포장상태가 불량했던 곳은 교체한다. 북측 광장과 연계해 동일한 포장재료, 패턴, 색상 등의 디자인을 적용한다. 영등포역사 안에 있는 롯데백화점 일부 공간은 지역경제 활성화를 위한 창업공간 2곳(각각 40·105㎡)이 들어선다. 사회적 기업의 우수제품을 판매하거나, 청년 기업가가 직접 운영하는 공간으로 운영될 예정이다.
이번 공공성 강화사업은 시의 '영등포 경인로 일대 도시재생활성화 사업' 가운데 하나로 추진되며, 내년 기본 및 실시 설계를 통해 최종 계획을 확정한다. 이후 하반기 착공에 들어가 오는 2022년 준공을 목표로 한다.
류훈 시 도시재생실장은 "영등포역은 지난 1899년 경인선 개통 이후 지역발전과 경제성장을 이뤄낸 상징적인 곳이지만 오랫동안 민자역사로 운영되며 철도역사 상징성과 공공성이 떨어지는 측면이 있었다"라며 "이번 협약을 통해 영등포역을 시민 모두의 공간으로 조성해 시민 품으로 돌려주고, 중요한 지역재생 거점이 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해 추진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