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파이낸스 김현경 기자] 개인사업자대출에 대한 은행 예대율 가중치를 낮추는 규제완화 조치가 내년 상반기까지로 6개월 연장된다. 정부가 코로나19 장기화로 어려움을 겪는 소상공인·자영업자에 대한 자금지원 확대 방침을 정하면서다.
또 금융취약계층 지원 차원에서 40년 이상 초장기 모기지론(주택담보대출)을 단계적으로 도입하는 방안이 적극 검토된다.
도규상 금융위원회 부위원장은 9일 금융리스크 대응반회의에서 "코로나19로 소상공인·자영업자의 어려움이 가중되고 있어 개인사업자 대출 관련 규제완화 조치를 내년 상반기까지 연장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앞서 금융위는 지난 4월 코로나19로 어려움을 겪는 소상공인과 자영업자에 대한 금융지원이 원활하게 이뤄지도록 개인사업자대출에 대한 예대율 가중치를 100%에서 85%로 인하한 바 있다. 해당 조치는 애초 올해 말 종료될 예정이었으나 내년 상반기까지 6개월 연장하기로 한 것이다.
예대율은 예수금 대비 대출금의 비율로 금융사들은 예수금을 초과해 대출을 과도하게 취급하지 않도록 예대율을 일정 비율 이하로 관리해야 한다. 예대율 가중치가 낮아지면 은행으로선 대출 여력이 확대되는 셈이다.
아울러 코로나19 대응 과정에서 증가한 기업·가계부채 동향도 면밀히 살펴본다. 특히, 올해 급증한 가계부채와 관련, 금융위는 지난달 30일 금융감독원과 '가계부채 선진화 방안' 마련을 위한 합동 작업반을 구성했다. 작업반에서는 주택담보대출·신용대출 등에 대한 기존 감독규제 실효성을 살펴보고 실제 차주 상환능력 반영을 위한 DSR 산정방식 선진화 방안 등을 검토한다.
금융취약계층 지원 차원에서 40년 이상 초장기 모기지(주택담보대출)의 단계적 도입도 적극 검토한다. 통상 주담대 상환 기간은 30년 수준인데, 이보다 만기가 더 길어질 경우 매월 갚아야 하는 원리금 상환액 규모가 줄어드는 효과를 낼 수 있다.
도 부위원장은 또 "보금자리론 등 저리의 고정금리 정책모기지를 안정적으로 공급하겠다"고 말했다. 이를 위해 주택금융공사가 500억원을 출자해 무주택·서민실수요자 2만가구에 추가로 정책모기지를 제공할 방침이다.
금융사 건전성 관련 모니터링도 강화한다. 도 부위원장은 "코로나19에도 불구하고 은행을 비롯한 금융기관의 위기감내 능력은 대체로 양호하지만 일부 비은행 금융기관 등은 잠재리스크 요인을 안고 있다"며 "규제유연화, 만기연장·이자상환유예 등 코로나19 금융지원 조치로 부실 이연 우려도 제기되는 만큼 금융권은 자체 손실대응 여력을 보강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도 부위원장은 "영국·미국 등 주요국에서 백신 접종이 시작되면서 경제활동 정상화에 대한 기대감과 함께 위험추구성향이 확대되고 있다"며 "백신 대량생산 및 배포를 거쳐 집단면역 효과가 발생하기까지는 상당한 시간이 걸릴 것으로 전망되는 만큼 지나친 낙관론은 경계하면서 다양한 리스크 요인을 주시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