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파이낸스 박성준 기자] 코로나19 팬데믹(세계적 대유행) 사태에 우려가 컸지만, 지난해 해외건설 수주액은 당초 목표액인 300억달러를 넘어 350억달러를 돌파했다. 최근 5년간 수주실적 가운데 가장 높은 수치다.
국토교통부와 해외건설협회는 지난해 해외건설수주액이 351달러를 기록했다고 7일 밝혔다.
이는 지난 2019년(223억달러)과 비교해 57% 증가한 수치다. 우리나라 해외건설은 지난 2010년 700억달러를 돌파한 이래 2014년까지 매년 500억달러 이상의 수주고를 기록했지만, 이후 2016년부터 매년 300억달러 내외의 수주실적을 기록했다. 특히 지난 2019년에는 13년 만에 가장 저조한 성적을 기록하며 상황이 악화되기도 했다.
특히 지난해 코로나19, 저유가 상황 등 어려운 국면 속에서도 건설업체의 진출전략 강화 노력과 해외수주 활성화 방안, '팀코리아'를 통한 정부의 전방위적인 수주 지원에 힘입어 연간 목표인 300억달러를 넘어 350억달러까지 돌파했다.
이번 수주기록은 총 359개사 98개국에서 기록됐으며, 지역별로는 △중동(38%) △아시아(33%) △중남미(20%) 순으로 집계됐다. 중동에서 전년 대비 180% 성장하는 등 수주 실적이 크게 반등한 가운데 중남미 지역에서도 수주(69억달러)가 대폭 증가하면서 수주지역 다변화를 이뤄냈다.
공종별로는 △플랜트(산업설비) 수주가 절반 이상(53.0%)으로 여전히 높은 비중을 차지했으며 △토목(28.0%) △건축(14.3%) 등이 뒤를 이었다. 이중에서도 산업설비(186억달러)는 전년 대비 71% 증가했으며, 토목 부문(98억달러)도 같은 기간 117% 성장하는 모습을 보였다.
지난해 신규 수주사업 중에는 삼성엔지니어링이 수주한 멕시코 '도스보카스 정유공장'(37억달러) 사업이 가장 규모가 컸다. 이는 우리 기업이 중남미 지역에서 수주한 사업 가운데 역대 최대 규모다. 특히 지난 2019년에 수주한 기본설계(FEED)의 수행을 토대로 시공 단계(EPC)까지 수주한 사례라는 점도 눈에 띈다.
건축 분야에서는 70층 규모 빌딩 2개를 건설하는 카타르 '루사일 플라자 타워'(10억6000만달러, 현대건설)가 2022년 카타르 월드컵 경기장 인근에 지어져 랜드마크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 철도에서는 파나마 역대 최대 규모 발주 사업인 '파나마 메트로 3호선'(28억4000만달러, 현대건설)과 필리핀의 '남북철도 2단계'(10억5000만달러, 현대·대림·포스코 등) 공사도 수주했다.
공항 분야에서는 우리 기업이 수주한 역대 최대 규모인 방글라데시 '다카 국제공항 제3터미널'(16억5000만달러, 삼성물산) 공사를 수주했다. 도로에선 공기업-민간건설사가 공동으로 팀을 이뤄 투자개발사업(PPP)의 카자흐스탄 '알마티 순환도로 운영·유지관리사업'(7580만달러, 도로공사·SK건설)을 수주했다. 특히 이 사업은 우리 기업이 시공과 투자에도 참여하면서 금융-시공-운영으로 이어지는 사업 전 과정에 참여한 것에 큰 의미가 있다.
플랜트(산업설비) 분야에서는 중동 지역 중심의 대형 사업을 수주한 가운데 '바르샤바 폐기물 소각 플랜트'(5억5000만달러, 포스코건설) 등 유럽 컨소시엄을 제치고 수주한 사업들이 눈에 띈다. 항만 분야에서는도 연말 '이라크 알포 신항만 공사'(26억3000만달러, 대우건설)를 수주했다. 산업단지 분야에서는 정부 간 협업을 통해 결실을 맺은 '한-미얀마 경협산단'(2565만달러, 계룡산업·세아STX) 조성공사를 본격 착수한다.
앞으로도 정부는 도로‧철도‧공항 등 우리 공기업이 운영 능력 등에서 강점이 있는 사업모델을 발굴해 민-관 공동 진출하는 PPP 사업을 적극 지원(금융‧투자 연계 등)할 계획이다.
국토교통부 관계자는 "해외건설 수주 모멘텀이 올해에도 이어질 수 있도록 고위급 수주 지원, 팀코리아 플랫폼 구축, 금융·투자 지원 등 전방위적 수주지원 활동을 이어가겠다"라며 "PPP·PM·스마트시티 등 고부가가치 사업에 대한 수행 역량과 진출 기반을 확대하기 위한 범부처 차원의 다양한 지원 정책을 추진할 계획"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