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파이낸스 김현경 기자] 올겨울 폭설과 함께 찾아온 한파에 패션업체들이 웃음을 지었다. 보온성을 강조한 외투를 비롯해 방한용품이 불티나게 팔리면서다. 오랜만에 찾아온 맹추위에 한동안 수요가 뜸했던 방한용품 수요가 늘자 패션가에선 앞다퉈 신상품도 쏟아내고 있다.
케이투(K2)코리아의 아웃도어 브랜드 K2 역시 겨울 한파 덕을 봤다. K2코리아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K2 방한용품 매출은 2019년보다 30% 늘었다. K2에서 선보인 방한용품은 장갑, 고소모, 귀마개로 이들 매출은 2019년에 견줘 11월에 10%, 12월엔 30% 늘었다. 특히 장갑과 고소모가 판매 상위권을 차지할 정도로 소비자 반응이 좋다.
이제길 K2 용품기획팀 부장은 "따뜻했던 지난겨울과는 달리 올해는 한파가 이어지면서 방한용품에 대한 수요가 증가하고 있다"며 "산행이나 일상에서 모두 활용할 수 있는 보온성과 스타일을 갖춘 실용적인 제품이 인기를 얻고 있다"고 말했다.
코오롱인더스트리FnC부문이 운영하는 아웃도어 브랜드 코오롱스포츠의 경우 다운 외투 1월 둘째주 매출이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45% 뛰었다. 지난해 1월 전국 평균기온이 2.8도를 기록할 정도로 역대 가장 따뜻했던 것과 달리 기록적인 한파가 찾아오자 대표 상품 안타티카는 판매량이 5배나 늘었다. 안타티카는 남극 운석 탐사단 대원들의 피복 지원을 통해 개발된 다운이다.
삼성물산 패션부문이 수입하는 패션 브랜드 톰브라운에서도 목도리를 포함한 겨울 잡화 매출이 33% 늘었고, LF가 운영하는 온라인몰인 LF몰에서는 캐시미어 소재 목도리를 찾는 소비자가 늘면서 닥스 남성의 목도리 매출이 30% 뛰었다.
이처럼 방한용품 수요가 늘어난 것은 이례적으로 온화한 날씨를 보였던 지난겨울과 달리 이번 겨울은 역대급 한파와 폭설이 이어졌기 때문이다. 기상청의 기후분석 결과에 따르면 지난 겨울철(2019년 12월~2020년 2월)은 전국 기상 통계를 집계하기 시작한 1973년 이래 기온이 가장 높았다.
반면 이달 1~18일 전국 평균기온은 영하 3.1도로, 역대 9번째로 추웠다. 이 기간 눈이 온 일수는 7.2일로 집계돼 1973년 기상 관측 이래 최다 기록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