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파이낸스 이진희 기자] # 6년째 초밥전문점을 운영하는 설 모 씨는 코로나19 확산으로 사업 운영에 근심이 깊어지던 중 거래 저축은행으로부터 '자영업 컨설팅 프로그램'을 권유받았다. 사업 운영에 대한 가이드와 매장 정비 비용을 지원받을 수 있다는 얘기에 컨설팅을 신청한 그는 컨설턴트에게 잠재고객군·신규고객 유입 방법 등을 진단받을 수 있었다. 특히 컨설팅 이후 '사업장 업그레이드'를 통해 냉동고와 도마소독기, 칼을 새로 샀다. 설 씨는 "하루하루 견디기 힘든 상황에서 저축은행의 지원으로 삶의 무게가 조금이나마 가벼워질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저축은행업계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자영업자를 대상으로 컨설팅 지원을 확대하고 있다. 1대 1 맞춤형 상담은 물론, 사업장 시설 정비나 노후물품 교체를 지원해 자영업자와 동반자적 관계를 형성하겠다는 취지다.
28일 저축은행중앙회에 따르면 지난해 '자영업 컨설팅 프로그램'을 통해 지원받은 자영업자는 168명이다. 이는 전년(16명) 대비 10배 늘어난 규모다.
이 프로그램은 경기침체 등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자영업자들에게 실질적인 도움을 주고 나아가 지역경제 활성화 및 포용적 금융 실천을 위해 업계와 서민금융진흥원이 협업해 마련됐다. 2019년 11월 사업자 햇살론 고객을 대상으로 시범적으로 시작됐으며, 작년부터는 지원대상을 저축은행 사업자대출 고객까지 확대해 운영 중이다.
연소득이 3500만원 이하인 자영업자라면 개인신용등급과 무관하게 지원할 수 있고, 개인신용등급이 6등급 이하이면서 연소득이 4500만원인 아래인 자영업자도 가능하다.
업계는 프로그램에 신청한 자영업자들에게 맞춤형 컨설팅과 함께 사업장 개선 서비스를 진행하고 있다. 서금원이 무료 컨설팅을 제공하고, 저축은행이 100만원 이내에서 사업장 물품과 시설 교체 비용을 무상으로 지원하는 식이다.
컨설팅을 진행하는 컨설턴트는 서금원과 연계된 해당 분야 종사 경험자 및 전문가 등 총 150명으로 구성돼 있다. 일회성 지원보다는 전문가를 통한 맞춤형 서비스로 컨설팅 효과를 극대화하겠다는 의지가 반영됐다.
지난해에도 다양한 업종의 자영업자가 이 프로그램을 이용했다. 업종별로 보면 음식업(52%)이 가장 많았고 서비스업(32%), 도소매업(16%) 순이었다. 특히 홍보 및 마케팅 컨설팅에 대한 수요가 가장 컸고 인테리어 및 익스테리어 컨설팅, 점포 운영 컨설팅이 뒤를 이었다.
그렇다면 이런 컨설팅은 실제 효과가 있을까. 프로그램 이용 자영업자 중 만족도 조사에 응한 대다수(125명)는 전문적인 컨설팅과 저축은행의 무상 지원 사업장 업그레이드 덕분에 현재의 어려운 상황을 이겨내는데 많은 도움이 됐다고 답변했다.
그중에서도 전문 지식이 필요한 홍보·마케팅(41%)과 경영진단·전략수립(35%)에서 도움을 얻었다는 설명이다. 사업태도·마인드 정립(3%)과 심리적 안정감(2%)을 찾았다는 답변도 있었다.
저축은행업계는 올해에도 코로나19로 자영업자들의 어려움이 지속될 것으로 보고 해당 프로그램을 통해 적극적으로 지원한다는 계획이다.
저축은행중앙회 관계자는 "대출 이용 저축은행 창구에서 프로그램을 신청할 수 있다"며 "영세 자영업자들이 실질적으로 도움이 필요한 부분이 없는지를 살펴 어려운 상황을 극복할 수 있도록 지원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