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파이낸스 김희정 기자] 지난해 경상수지 흑자가 752억8000만달러를 기록했다. 한국은행의 전망치(650억달러)를 상회한 데다, 기록적인 반도체 호황기였던 2018년 이후 2년 만에 가장 많은 규모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상황에서도 직전해 대비 흑자폭이 156억달러(26.1%)나 증가했다. 월별로는 지난해 12월 115억1000만달러를 기록해 2개월 만에 100억달러를 상회했다.
한은이 5일 발표한 '2020년 12월 국제수지(잠정)'에 따르면 지난해 연간 경상수지는 752억8000만달러 흑자를 나타냈다. 한은의 전망치(650억달러)를 100억달러 이상 초과했다. 1년 전(596억8000만달러)에 비해 156억달러 증가한 수준으로, 2018년(774억7000만달러) 이후 2년 만에 최대치다. 이로써 경상수지는 외환위기가 닥쳤던 1998년 이후 23년 연속 흑자 기록을 이어갔다.
지난해 경상수지를 끌어올린 건 상품수지였다. 수출과 수입의 격차인 상품수지는 819억5000만달러로, 전년(798억1000만달러)보다 21억3000만달러 늘었다. 다만 코로나19로 수출과 수입이 모두 줄었지만, 수출보다 수입이 더 큰 폭으로 줄어들면서 나타난 ‘불황형 흑자’다. 지난해 수출은 5166억달러로 2년 연속 감소전환됐다. 1년 전(5,566억7000만달러)보다는 7.2% 축소된 수준이다. 코로나19의 확산에 따른 글로벌 생산 차질 및 수요 위축 등의 영향으로 감소했다고 한은은 설명했다. 수입은 8.8% 줄어든 4346억6000만달러였다.
지난해 서비스수지 적자는161억9000만달러로 전년대비 적자폭이 106억6000만달러 축소됐다. 전년에 비해 적자가 준 것은 여행수지에서 개선이 이뤄진 영향이다. 지난해 여행수지 적자는 56억3000만달러로 1년전(-118억7000만달러) 보다 반토막이 났다. 국가간 이동제한으로 출입국자수가 동반 감소한 가운데 여행지급이 여행수입보다 큰 폭 감소한 것으로 한은은 분석했다. 여행수입은 105억3000만달러로 전년대비 103억4000만달러 축소됐다. 작년 1~11월 누적 기준 입국자수가 전년대비 84.7% 감소한 영향이다.
임금·배당·이자 등의 유출입을 나타내는 본원소득수지는 본원소득수지는 120억5000만달러 흑자로 1년 전에 이어 역대 2위 흑자를 기록했다. 코로나19 여파로 국내 기업의 해외 현지법인으로부터의 배당수입이 감소했으나 이자소득수지가 늘어난 영향이다.
다만 12월로 폭을 좁혀보면, 지난해 12월 경상수지는 115억1000만달러 흑자로 집계됐다. 지난해 5월 이후 8개월 연속 흑자일 뿐 아니라, 2019년 12월의 약 2.5배 규모다. 상품수지 흑자가 105억달러로 전년동월대비 49억달러 증가했다. 수출(525억9000만달러)은 1년 전보다 10.3% 늘어난 반면 수입(420억9000만달러)은 거의 같은 수준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