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의 대신 노조 찾은 윤석헌 "내 거취는 대통령 고유권한"···사퇴 '일축'
회의 대신 노조 찾은 윤석헌 "내 거취는 대통령 고유권한"···사퇴 '일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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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헌 금융감독원장(사진=서울파이낸스 DB)
윤석헌 금융감독원장(사진=서울파이낸스 DB)

[서울파이낸스 김희정 기자] 금융감독원 노동조합(노조)에게 자진사퇴를 요구받은 윤석헌 금감원장이 "(거취문제는) 대통령 고유권한"이라고 사실상 사퇴 거부의사를 밝혔다. 과거 채용비리 사태에 연루된 직원승진 문제에 대해서는 "팀장 인사는 내 권한이 아니다"고 선을 그었다. 

5일 금융당국에 따르면 이날 윤 원장은 오전 10시30분께 예고없이 노조를 방문했다. 당초 전날 긴급 임원회의를 소집했으나 임원회의에는 모습을 드러내지 않고, 노조를 찾아간 것이다. 임원회의는 수석부원장이 대신 주재했다. 

앞서 금감원 노조는 지난 3일 서울 종로구 청와대 앞 분수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윤 원장에 "더 이상 금감원을 욕보이지 말고 이날(5일)까지 거취를 밝혀주길 바란다"고 요구했다. 노조는 지난달 19일 금감원 정기인사에서 과거 채용비리 사태에 연루된 직원 2인이 승진한 후 강하게 반발해왔다. 

먼저 윤 원장은 자신의 거취에 대해 "(사퇴는) 안된다. 거취는 대통령 고유권한"이라고 말했다. 노조 측이 "인사 문제에 책임지고 연임하지 않겠다는 의사를 밝혀라"라고 하자 윤 원장은 "연임 할지 안할지도 대통령이 정할 사항"이라고 선을 그었다. 사실상 사퇴 거부의사를 밝힌 것이다.  

승진 인사에 대해서는 "국장인사는 신경썼는데, 팀장인사는 내 권한이 아니다"고 했다. 또 "해당 직원들이 충분한 징계를 받았고, 불이익 부과 기간이 지난 데다 고과 평가도 높게 나와 문제가 없다"는 금감원 측의 기존 입장을 윤 원장도 되풀이한 것으로 알려졌다. 

노조가 직원들에게 사과할 것을 요구하자 윤 원장은 "인사문제는 TF(태스크포스)를 구성해 개선방안을 내겠다"고 했다. 이 과정에서 윤 원장과 오창화 노조위원장간 다소 격앙된 언사가 오고간 것으로 전해졌다. 노조는 윤 원장이 거취문제를 분명히 하지 않자 청와대에 특별감사를 청구하고, 채용비리 사태에 연루된 A직원에 대해 승진 무효 소송을 낼 것으로 전해진다. 

한편 부원장보·부원장급 이상의 금감원 임원들은 이날 오전 9시부터 11시30분까지 긴급 임원회의를 열고 정기인사로 불거진 금감원 노동조합의 반발 등에 대한 방안을 논의했다. 금감원 관계자는 "노조가 반발하고 있는 인사 문제에 대해 임원들간 의견을 나눈 것으로 안다"며 "사안이 사안인지라 뚜렷한 방향은 나오지 않고 윤 원장도 참석하지 않아 흐지부지 끝난 것 같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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