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장애인존' 만든 GS건설···"입구까지 계단뿐" 
'노장애인존' 만든 GS건설···"입구까지 계단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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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송자이더빌리지, 장애인 이동권 '미흡'
지자체·시공사 "법적으로 문제 없어" 방치
보건부 "리프트 설치 등 시정명령 조치 가능"
경기 고양 덕양구 오금동에 위치한 삼송자이더빌리지 모습. (사진=이서영 기자)
경기 고양 덕양구 오금동에 위치한 삼송자이더빌리지 모습. (사진=이서영 기자)

[서울파이낸스 이서영 기자] GS건설이 시공한 고양 삼송자이더빌리지는 '노장애인존'이 존재한다. 법으로 정한 장애인 주차장이 있음에도 일부 세대는 휠체어를 타고 집으로 진입할 수 있는 경로가 계단뿐이다. 

6일 서울파이낸스가 취재한 결과 고양 덕양구 오금동 일대에 위치해 총 432세대가 있는 삼송자이더빌리지는 블록형 단독주택으로, 5블록과 6블록으로 나눠져 있는데 6블록의 일부 세대를 제외하고 엘리베이터는 없다. 5블록에는 총 178세대가 있고, 이 중 44세대가 휠체어를 타고 출입할 수 없는 '노장애인존'이다. 

블록형 단독주택의 장점은 '전용 주차장'을 가질 수 있는 것이다. 이에 삼송자이더빌리지 일부세대는 입구 바로 앞에 주차공간을 가지고 있어, 장애인들이 입주하더라도 불편함이 없다. 

5블록에는 총 9개의 장애인 주차장이 설치돼 있으며, 이는 의무적으로 설치해야하는 8곳보다 1대 더 많은 주차공간이 있다.  

문제는 장애인 주차장이 설치돼 있어도 사용 할 수 없는 세대가 존재한다는 것이다. D2타입이 주로 포진 돼 있는 503동, 513동, 515동 517동이 그렇다. 해당 동들에는 지하에 주차장이 설치됐지만 계단을 통해서만 세대 내로 진입할 수 있다. 엘리베이터, 장애인 전용 승강기는 커녕 우회해 들어갈 수 있는 경사로 조차 없다.

같은 D2타입이지만 502동과 504동은 엘리베이터가 없어도 휠체어가 올라 갈 수 있는 경사로가 설치돼 있다. 이에 입주민 A씨는 "일부 동에는 휠체어를 사용할 수 있게 경사로를 만들어줘놓고 나머지 동은 차별하는 것이냐"고 반발했다. 

특히, 최근 3040세대가 많이 찾는 블록형 단독주택에서 '유모차'를 사용하지 못하는 것은 단점으로 지적된다. 또다른 입주민 B씨는 "유모차를 매번 계단으로 끌고 올라가야해서 불편함이 크다"고 말했다. 

왼쪽 사진은 삼송자이더빌리지 내 지하주차장 모습. 빨간 원형이 입구쪽. 오른쪽 사진은 세대 내로 진입하는 입구의 계단 모습. 아래 사진은 입주민들이 사전전검 당시 불편함을 확인하고, 이에 대해 GS건설에 문의한 것을 답변받은 문서의 일부. (사진=이서영 기자)
왼쪽 사진은 삼송자이더빌리지 내 지하주차장 모습. 빨간 원형이 입구쪽. 오른쪽 사진은 세대 내로 진입하는 입구의 계단 모습. 아래 사진은 입주민들이 사전전검 당시 불편함을 확인하고, 이에 대해 GS건설에 문의한 것을 답변받은 문서의 일부. (사진=이서영 기자)

이에 대해 장애인 편의 시설 관련 담당 보건복지부에 문의한 결과, 당국 관계자는 "장애인 주차장을 설치해야하는 의무는 실현해놓고, 실질적으로 사용을 못하는 장애인 주차장은 세부 방법론에 있어서 리프트를 설치하는 등의 '시정명령 조치'를 내릴 수 있는 부분"이라고 설명했다. 

장애인차별금지법 제15조와 제18조 등에 따라 장애인은 비장애인과 동등하게 주차장을 이용하고 자유롭게 접근할 수 있어야 하고, 주차장 이용 시 정당한 편의를 받을 권리가 있다. 

삼송자이더빌리지 입주민들은 입주전 사전점검 당시에 해당 세대에 경사로 등을 설치해줄 것을 GS건설에 요청한 바 있다. 

그러나 지자체와 시공사는 "'불법'이기 때문에 입주민의 편의를 위해 해줄 수 있는 게 없다"는 입장이다.

고양시청 관계자는 "입주민들의 고충사항은 알겠지만, 애당초 시공 당시 연립주택으로 승인을 받아서 '장애인 리프트' 등이 설치의무가 없고 법적으로 문제가 되는 부분은 없다"라며 "입주민들은 사전전검이라던지, 계약서를 통해서 경사로가 없는 것에 대해서 확인하고 입주한 것이 아니냐"며 오히려 입주민들에게 책임을 떠미는 듯 말했다.

GS건설 관계자도 "이미 건축심의를 통해서 설계 도면에 대해서 허가를 받았고, 설계를 바꾸면 '불법'이다"며 "저희 마음대로 바꿀 수 있는 게 없다"고 설명했다. 

앞서 GS건설은 2018년 6월에 입주한 김포 자이더빌리지를 공급했고, 김포 입주민들도 삼송자이더빌리지와 같은 민원이 있었다.

업계 관계자는 "3년 전에 입주한 비슷한 형태의 단지가 있었다면, 입주민의 편리를 위해 이를 반영한 설계가 가능했음에도 불구하고, 사실상 입주민들의 편의를 고려치 않은 설계를 왜 하지 않은 건지 모르겠다"고 지적했다.

삼송자이더빌리지 502동 앞 모습. 경사로가 따로 마련돼 있는 모습. (사진=이서영 기자)
삼송자이더빌리지 502동 앞 모습. 경사로가 따로 마련돼 있는 모습. (사진=이서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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