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 LH(한국토지주택공사) 직원들은 그 땅을 사려 했을까. 묘목을 심어 기후변화에 시름하는 고탄소 지구를 보존하고 아름답게 가꾸게 함이겠지? 설령 부동산 투기라 해도 누구의 말처럼 LH 직원들은 부동산 투자 못하란 법 없지. 그래 누굴 믿겠니. 각자 도생. 나도 막걸리 한사발 먹고 질러 보련다. 아등바등 살아 온 내 방식이 문제 있음을 이렇게 뒤늦게 깨달을 줄이야…
LH 사태로 뒤숭숭하다. 국민들 마음이 이럴 것이다. 도둑에게 곳간 맡긴 격으로 허탈한 심정이 여기저기 보인다. 장관의 사과도, 그래도 부동산 정책은 제대로 해 나가야 한다는 말도 위로가 되지 않는다.
양치기 소년의 “늑대가 왔다” 말처럼 더 이상 믿기 어려운 그들만의 위선된 주장일 뿐이다. "형, 어디 LH 뿐이겄소. 공공기관 썩은 것 잘 알지 않소. 전문성도 없는 낙하산 사장들이 내려가니 (조직문화가) 오죽하겠소." 얼마 전 후배의 취중 한마디가 생각난다.
신도시를 짓기 위해서는 LH 직원과 토지주가 토지 보상금을 놓고 협상을 하는데, 토지주가 된 LH 직원과 LH 직원이 협상한다. 참으로 비상식적이고 이상한 일이다. 토지분할도 현금이 아닌 뻥튀기가 가능한 대토 내지 아파트입주권을 구할 수 있는 1000제곱미터 이상으로 현명하게(?) 했다. 스마트 도시를 추구하는 주무 부처 국토교통부 산하 공공기관 임직원의 스마트함은 존경스러울 정도다. 실제 '공부 잘해 여기 들어왔으니 괜히 조리돌림 말라'는 LH 직원의 여론 무시 글도 나온다. 이런 분위기가 LH 조직 문화가 아닌, 극히 일부의 일탈이길 바란다. 그러기엔 이번 LH 사태에 가담한 내부 전현직 직원이 너무 많다. 수면 아래 있는 문제까지 발본색원하면 얼마나 될까. 국민은 궁금하고 답답하다.
부동산은 특히 아파트는 유례없는 고공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최근 주춤한 모습을 보이며 하락 전환하는 것 아니냐는 기대감도 주지만 너무 올라 하락할지언정 그래도 높을 것이다. IMF와 같은 위기가 와야 그나마 예전 가격을 찾을까. 뒷북 정책과 빚을 조장하는 금융시스템으로 예측 불허의 외부충격 등 상황이 발생하지 않는 한 쉽게 가라않지는 않을 것이다.
부동산과 금융의 결합은 일종의 둘간 선순환 야합 구조로 이 구도가 깨지면 자산 가치 하락과 함께 정책 당국도 어찌할 수 없다. 즉 이미 오른 것을 내리게 하는 데는 한계가 있다는 것이다. 곡(哭) 소리가 날 것을 아는 사람은 안다. 때가 되면 ‘연착륙’이란 단어로 포장할 것이다.
부동산 뿐인가. 미 국채금리가 오르면서 주식 시장도 흔들리고 있다. 경제 회복에 대한 기대감도 반영하기에 나쁘다고 볼 수도 쉽게 단정지을 문제가 아니지만 기준금리와 상관없이 민감한 시장금리는 오르고 있다.
미 국채 10년물은 1.6%대로 치솟자 시장이 안전자산을 선호하는 모습을 보이고 주식과 같은 위험자산이 흔들린다. 금리가 오를 것이란 시장의 예측을 보여주는 것이다.
승승장구하던 미국의 대표 주식 테슬라는 금리 이슈 한방에 전고점(1월26일) 대비 35% 하락했다. 돈으로 따지면 2440억달러가 사라졌다. 10일 미 국채금리의 상단이 확인되는 모습을 보이자 뉴욕증시의 회복으로 20% 가까이 오르기도 했다. 성장기업은 언젠가는 제자리를 찾겠지만 고점에 주식을 매수한 투자자를 생각하면 그 피해가 상당할 것이다. 온전히 투자자 판단의 몫이니 누구를 탓할까.
개인 빚은 1700조원을 넘었다. 은행 가계대출만 1000조원 넘는다. 이런 숫자는 너무 커 아무런 감흥이 없는데 우리나라 일년 예산이 555조원임을 감안하면 어느 정도 감이 잡힌다. 금융당국이 부동산을 잡기 위해 신용대출까지 옥죄고 있다지만 바젤3 등의 제도로 금융기관이 자본건전성을 강화할 수밖에 없어 앞으로 개인 및 가계의 대출 조임은 더 심화될 예정이다.
특히 코로나 영향을 최소화하기 위해 당국 압박으로 이자 상환유예 등의 조치가 취해지고 있지만 이러한 조치는 일시적일 수밖에 없어 언젠가는 개인, 소상공인, 중소기업 등 한계에 봉착한 가계와 기업발 리스크를 유념할 필요가 있다.
추락하는 것은 날개가 있다. 밀랍 날개로 태양을 향해 가는 이카루스처럼. LH 투기로 멍들은 3기 신도시 토지에 심은 용버들은 그 시그널의 하나일 것이다. 버드나무 일종인 용버들은 무슨 죄가 있나.
편집국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