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원 총급여는 19%↓···코로나로 휴업·수당 줄어
[서울파이낸스 주진희 기자] 지난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대한항공의 실적이 감소한 가운데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대한항공 회장)의 연봉이 40% 올랐다.
19일 대한항공과 한진칼 등 한진그룹 계열사가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공시한 '2020년 사업보고서'에 따르면 조 회장은 지난해 대한항공에서 17억3200만원을, 한진칼에서 13억6600만원을 각각 받아 급여로만 총 30억9800만원을 수령했다.
2019년(총급여 18억9300만원)과 비교하면 대한항공에서 3억5400만원, 한진칼에서 8억5100만원을 더 받았다. 약 40%가 오른 것이다. 다만, 6434만원의 대한항공 상여를 받은 2019년과 달리 지난해에는 코로나19 여파로 상여가 지급되지 않았다.
일각에서는 지난해 대한항공의 매출이 7조6062억원으로, 전년(12조3842억원)과 견줬을 때 38.6% 급감하는 등 경영난에 시달리고 있는 상황임에도 불구하고 조 회장의 급여가 큰 폭으로 상승한 이유에 대해 의문을 제기하기도 했다.
이에 대해 한진그룹 관계자는 "조 회장은 2019년 4월 대한항공 회장으로 취임했기 때문에 근무기간(2019년 9개월, 2020년 12개월)이 차이난다"며 "여기다 코로나 속 전 세계 항공사들이 큰 폭의 영업적자를 기록하는 동안 조 회장은 대한항공과 한진칼의 영업흑자를 견인하는 등 이사 보수지급 기준인 리더십·전문성·회사기여도 등도 높이 평가돼 급여 폭이 커진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진칼의 경우 "조 회장이 2019년 4월 24일부로 한진칼 회장직에 취임했으나 오히려 1년 동안 사장직 월급을 받아왔고, 지난해 4월부터 회장직 급여를 수령했다"고 덧붙였다.
조 회장의 급여는 이사보수지급기준에 따라 직위, 직무, 리더십, 전문성, 회사기여도 등을 종합적으로 반영해 월 보수를 산정 후 이를 보상위원회 사전 검토, 이사회의 집행 승인을 통해 확정 지급된다.
앞서 조 회장은 2019년 4월 고(故) 조양호 회장이 급작스레 별세하면서 사장직에서 회장직 선임, 급여가 오른 바 있다.
한편, 대한항공은 지난해 4월부터 코로나로 인한 경영난을 극복키 위해 조 회장을 포함, 부사장급 이상은 월 급여의 50%를 반납하는 등 임원 급여 반납을 시행해오고 있다.
지난해 직원 총급여는 코로나19 여파로 전년보다 19%나 감소했다. 직원 연간급여 총액은 지난해 1조2627억원, 2019년 1조5408억원이었다. 1인 평균 급여액도 2019년 8082만원에서 지난해는 6818만원으로 감소했다.
직원 급여가 감소된 이유는 지난해부터 대한항공이 자구책 일환으로 인건비를 절감하기 위해 부서별 필수 인력을 제외, 순환 휴업을 시행하고 국제선 운항 중단으로 승무원들의 비행 수당 등이 줄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