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파이낸스 주진희 기자] 우기홍 대한항공 사장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종식 된다는 가정 하에 아시아나항공과 통합 시 연간 4000억원의 시너지 효과가 날 것으로 추산했다. 양대항공사 통합에 따른 독과점·구조조정 등에 대한 우려 또한 없을 것이라고 선을 그으며 공존공영(共存共榮) 방침을 분명히 했다.

우 사장은 31일 오전 10시 진행된 대한항공-아시아나항공 인수 관련 온라인간담회에서 중장기 로드맵을 공개하며 이 같이 밝혔다.

인수위원장인 우 사장은 이 자리에서 "아시아나항공 인수 후 2년간 별도의 독립적인 회사(자회사)로 운영한 뒤 통합 절차를 거쳐 대한항공이라는 하나의 브랜드로 합병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를 통해 "수익측면에서는 중복노선의 효율화, 연결편 강화, 조인트벤처(JV)효과 증대 등을 통해 수익을 제고할 수 있을 것"이라며 "비용측면에서는 시설과 인력, 항공기재, 터미널, 판매조직 등을 효율적으로 활용해 규모의 경제를 실현해 생산성을 높이고, 재무구조 개선과 이로 인한 신용등급 향상으로 이자 등 금융비용도 절감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대한항공은 지난해 12월부터 약 3개월 간 아시아나항공과 10개 계열사에 대한 서류 실사와 직원 인터뷰, 현장실사 등을 수행한 바 있다.  실사단은 각 분야 전문가들로 이뤄진 20여 개 워킹그룹의 100여 명 임직원들을 비롯해 법무법인, 회계법인 등 자문기관으로 구성됐다.

이를 바탕으로 완성된 아시아나항공 인수·통합계획(PMI)을 지난 17일 KDB산업은행에 제출했다.  

우 사장은 PMI의 핵심 내용과 세부 통합일정에 대한 질문에는 "안전운항체계 준비, 정보통신(IT) 시스템 통합, 조직·회계제도 통합, 상용고객 우대제도 통합, 글로벌 얼라이언스 이슈 해결 등 수십가지의 프로젝트가 맞물려 있다"며 "현재 기업결합심사 과정에서 경쟁당국의 의견, 공정거래법상 지주회사 행위 제한 해소, 각 회사들의 지분문제 이슈 해소 등 다양한 측면에서 신중한 검토가 이뤄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절차와 상황에 맞게 유동적으로 통합 시점을 정할 계획"이라고 부연했다.

다만, 아시아나항공을 자회사로 운영하는 2년 동안은 시너지를 기대하기 어려울 것으로 봤다. 그는 "항공산업은 네트워크 기반 사업이라 별도 독립 회사로 운영할 경우 시너지 창출이 제한적"이라며 "이 기간 코드쉐어(좌석 공유) 등의 협력 가능 방안을 모색하고, 통합 후 운항 시간대 조정으로 인천공항 허브 경쟁력을 높일 계획"이라고 강조했다.

우 사장은 저비용항공사(LCC)인 진에어, 에어부산, 에어서울의 통합에 대해 대한항공 산하에 둘지, 지주사인 한진칼 산하에 둘지도 검토하고 있다고 했다.

그는 "시너지를 기대하기 위해서는 합병이 필수적이고, 특히 통합 LCC는 인천과 부산을 중심으로 한 동북아·동남아 노선을 성장·발전시켜 나가 향후 아시아 지역 최고 수준의 LCC로 자리매김 해야한다"며 "현재는 LCC 본사를 서울과 부산 어디에 둘지 말하기에는 이른 감이 있다"고 말했다.

양대항공사의 지상조업사와 계열사 통합 계획에 대해서는 "지상조업사와 IT 계열사 한진정보통신·아시아나IDT는 하나의 회사로 합칠 것"이라며 "예약 발권 업무를 하는 토파즈와 아시아나세이버는 각자 고유한 고객층을 확보한 만큼 독립적으로 유지하는 방향을 고려 중"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또 협력사·하청업체 등의 고용불안 우려에 "아시아나 협력사도 대한항공 협력사와 동일한 기준을 적용받는 등 동반 성장하는 기조를 유지하겠다"고 약속했다. 마일리지 통합 관련해서는 "법률적 제약으로 아시아나 마일리지 적립 규모를 현재 파악하기 어렵다"면서 "면밀히 보고 합리적 전환율을 결정할 계획"이라고 답했다.

분사 가능성이 제기된 항공정비(MRO) 사업과 관련해서도 "2019년 기준 국내 항공 MRO시장은 약 2조8000억원 규모로 추산되는데 이 가운데 1조3000억원을 해외정비로 지출하고 있다"며 "MRO 사업은 별도 법인이 아닌 회사 내부조직으로 운영할 예정임을 명확히 말씀드린다"고 말했다.

이어 "중장기적으로는 엔진정비, 부품정비 등의 고효율·고부가가치 사업분야의 정비능력을 더 개발하고 시설을 확충해 해외로 유출되는 물량을 국내 자체정비로 전환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우 사장은 이날 간담회에서도 독과점 우려와 인력 구조조정, 운임 인상 계획은 없다고 재차 못 박았다.

그는 "외국 사례와 비교해도 독과점 기준인 50%를 넘어서지도 않을 뿐더러 글로벌 항공시장에서 양사 점유율이 높은 편이 아니기에 독과점 우려는 거의 없다고 생각한다"며 "양사 중복 간접 인력은 1200여 명으로, 매년 발생하는 자연 감소 인력을 고려하면 문제가 되지 않는 수준"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항공운임 또한 정부로부터 인가를 받아야 하고, 인가받은 가격 이하로만 판매할 수 있다"며 "대한항공은 시장에서의 지위를 남용해 인위적으로 가격을 인상하는 일은 없을 것"이라고 선을 그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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