업계 "정부 나서면 확실히 도움"
[서울파이낸스 노제욱 기자] 정부가 중남미 지역의 건설 사업 수주 의지를 피력하는 이른바 '인프라 외교'를 펼쳤다. 이에 힘입어 국내 건설사들이 중남미 시장 진출을 확대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15일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한국 정부는 페루 '리마 메트로 4호선' 프로젝트 관리조직(PMO) 선정에 제안서를 제출한 상황이다. PMO(Project Management Office)에 선정되면 설계, 시공·감리사 선정, 사업 관리 등 발주 업무를 대행하게 된다. 쉽게 말해 우리 정부가 선정되면, 정부가 다시 시공사를 정하게 되는 방식이다.
변 장관은 지난 14일 에두아르도 곤살레스 차베스 페루 교통통신부 장관과의 화상 회담에서 "한국은 페루와 마찬가지로 급격한 도시화를 겪은 바 있으며, 이 과정에서 전국에 1000km가 넘는 메트로를 대규모 확충했다"고 말했다.
정부는 향후 입찰에 나설 '리마 메트로 3호선' 프로젝트까지 한국 정부의 적극적인 참여 의향을 밝혔다. 페루 리마 메트로 프로젝트의 사업비는 3호선 69억달러, 4호선 37억달러로 총 106억달러(한화 약 11조8300억원)에 달한다.
해외건설협회에 집계된 올해 국내 건설사의 지역별 해외수주액은 이날까지 중동 34억달러, 아시아 20억달러, 북미 15억달러 등이며 유럽 6억달러, 중남미 5억달러 순이다. 만약 페루 리마 메트로 프로젝트를 수주하게 된다면 단숨에 중남미 지역 수주 금액이 뛰어오를 수 있다.
업계에서는 국가가 나서 체결하는 정부 간 계약을 통한 사업 진행이, 건설사에 실질적인 도움이 된다는 반응이다.
대형 건설사 관계자는 "공사를 수주하면 도급금액 증액, 감액과 관련해 발주처와 협상을 하게 되는데 사기업이 정부를 상대하는 것보다 정부 간 협상이 더 순탄한 측면이 있다"며 "현지 건설사와의 컨소시엄 추진, 현지 물품 조달 등 그 국가 정부 차원의 도움도 기대할 수 있다"고 말했다.
전문가는 신종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라는 장애물이 있지만, 중남미 내에서 국내 건설사 진출국이 늘어나는 것을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김민형 한국건설산업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글로벌 경기가 회복세를 보이고 있지만, 중남미 지역은 아직 코로나19 확산세가 심해 공사 발주가 적을 수 있다"면서도 "개발도상국은 진입하기까지 공을 쌓는 과정이 어렵지, 한 번 진출하고 나면 여러 사업을 할 수 있는 기회가 많다"고 설명했다.
이어 "장관 간의 회담도 일단 현지에 어느 정도 진출한 후 이뤄질 수 있다"며 "지난달 페루 신공항 부지 정지 사업 수주와 지난해 파나마 메트로 사업 수주 등이 이번 리마 메트로 프로젝트를 포함한 중남미 지역 수주에 긍정적인 영향을 끼칠 것"이라고 덧붙였다.